수입의존도 높은 우리 경제에 큰 부담

엇갈리는 세계 경제전망 속에서 원자재 가격이 다시 속속 오르면서 산업계의 제품가격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포스코는 29일 출고하는 주문분부터 스테인리스 열연제품을 t당 255만원에서 280만원으로, 냉연제품을 282만원에서 307만원으로 25만원 올린다고 28일 밝혔다.

포스코의 이번 가격 인상은 재고조정이 끝나면서 국제 제품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니켈, 크롬 등 원자재 값이 많이 뛴 데 따른 것이다.

2007년 t당 3만7천 달러를 넘었다가 지난 3월 1만 달러 아래로 폭락했던 니켈 가격은 6월 셋째 주에는 다시 t당 1만5천달러선까지 상승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스테인리스 국제가격 상승과 원료가 상승을 고려하면 인상 가능 폭이 40만원 이상이지만 국내에 들어오는 중국산 등 저가 제품을 감안해 인상 폭을 줄인 것"이라고 말했다.

동서식품은 지난 23일 맥심 커피 출고가격을 내달 1일부터 5%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맥심 모카골드 170g 리필제품은 5천588원에서 5천874원으로, 맥심 모카골드 믹스 1.2㎏ 봉지 제품은 1만835원에서 1만1천374원으로 출고가격이 오른다.

커피 값 인상은 세계 3위 커피 생산국인 콜롬비아의 작황 부진으로 원두 가격이 지난 1일 올 들어 오른 만큼인 21% 급등하면서 예상됐던 일이다.

커피 외에 소맥과 대두의 5월 수입가격이 한 달 만에 각각 6%, 14.3% 올라 소비자물가를 압박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미 피자업체들은 원자재가 상승을 이유로 이달 초 피자 값을 한 판에 500∼1천원씩 올렸다.

원유 값이 오르면서 석유화학 제품의 핵심원료인 나프타 가격도 지난 1월 t당 374달러에서 이달 셋째 주에는 614달러까지 폭등했다.

27일부터 평균 3.9%, 7.9%씩 인상된 전기, 가스요금은 연료 값 인상분을 뒤늦게 반영한 것으로, 전기 다소비업체에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전기로 제강업체인 현대제철 관계자는 "연간 4천억원가량의 전기요금을 내는데 산업용 요금이 올라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열병합 발전 및 열 전용설비 공급용 도시가스요금이 최고 11.5%까지 오르면서 지역난방공사나 민간사업자들이 공급하는 난방 요금도 연쇄적으로 오를 공산이 크다.

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현재 가스값 인상이 요금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자재 가격은 상승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를 크게 압박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입업협회 관계자는 "경기 회복 조짐 등에 힘입어 국제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며 수입물가지수의 상승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