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살 이승환군(가명)은 아파트 단지 내에서 친구들과 자전거를 함께 타고 가다가 주차선에서 후진해 나오는 차량을 보지 못하고 부딪쳐 몇 바퀴를 굴렀다.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오른팔 골절상이었다. 4주 동안 깁스를 해야 했고 치료비도 몇 십만원이나 나왔다.

아이가 한참 자전거를 타는 나이가 되면 부모들은 불안하다. 이군과 같은 사례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주차된 차에 부딪쳐 괜스레 몇 십만원을 물어줘야 하는 경우도 많다. 사고는 막을 수 없다 해도 사고로 입은 피해나 입힌 피해에 대해 보상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개인용 자전거보험이 8년 만에 부활됐기 때문이다.

삼성화재가 지난 22일 판매를 시작한 '명품 녹색 자전거보험'은 만 5살 어린이부터 가입할 수 있다. 자전거를 타다 발생한 본인의 상해 사망과 후유장해,입원비를 보상해준다. 추가 보험료를 내면 자전거 이외의 다른 교통사고 상해도 보장한다. 다른 사람의 신체나 재산에 손해를 끼친 경우에도 최고 1억원까지 대신 물어준다.

상품은 연간 보험료에 따라 다섯 가지다. 성인용 상품(만 15~59세 가입 가능)은 △11만50원 △7만1970원 △3만1520원 등 세 종류이며 어린이용(만 5~14세 가입 가능)은 △6만1200원 △2만7160원 등 두 종류다. 보험료가 많으면 보장금액과 보장범위가 커지는 식이다.



예를 들어 어린이용 2만7160원짜리의 경우 자전거나 교통사고로 입원했을 때 하루 2만원씩 받을 수 있다. 자전거를 타다 고도후유장해를 당하면 5000만원,일반후유장해를 당하면 4000만원 한도로 보험금을 탈 수 있다. 보험료가 6만1200원이 되면 입원일당은 5만원으로 높아지고 고도후유장해는 1억5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성인용의 경우 자전거사고로 인한 벌금,방어비용,형사합의 지원금 등이 추가된다. 다만 자전거의 파손이나 도난에 대한 보장은 없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자전거는 자동차와 달리 감가상각을 측정할 수 없어 보상가격 산출이 어렵고,등록제가 없어 도난 여부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파손과 도난에 대한 보상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자전거보험은 일반상해보험과 보상범위가 비슷해 차별화가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화재의 자전거보험은 국민은행에서 가입할 수 있다. 삼성화재에 이어 현대해상과 동부화재 LIG손보 메리츠화재 등도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사이에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