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25일 상반기 PI(생산성 격려금 · Productive Incentive) 지급을 위한 계열사별 경영실적 평가 결과를 내놓았다. 삼성전자 부품부문(DS) 등 5개사를 제외한 전 계열사가 A등급을 받았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대부분 계열사들이 당초 목표를 넘어서는 실적을 달성했다는 것을 감안했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올해 초 PI 상한선 축소 발표로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졌다는 점을 고려해 대체로 후한 점수를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PI는 연초에 지급하는 PS(초과이익 분배금 · Profit Sharing)와 더불어 삼성의 대표적인 인센티브 제도로 상 · 하반기 두 차례 주어진다. PI는 연봉의 최대 30%를 주는 PS에 비해 금액은 적지만 계열사들의 경영성과를 비교 평가하는 '성적표'의 의미를 갖는다. 지난해까지는 최대 월 기본급의 150%를 지급했지만 올해 초 이 비율이 100%로 하향 조정됐다.

PI 지급 시기는 다음 달 10일께로 알려졌다. 직원들은 계열사별 성적에 따른 PI와 부서별 업무능력 평가 결과를 모두 감안한 종합 평가 점수를 토대로 PI를 받게된다. 계열사와 소속 부서의 평가등급이 모두 A등급인 직원의 월 기본급이 200만원일 경우 200만원의 PI를 받을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삼성전기,삼성토탈,삼성석유화학 등 4개사가 최하위 등급인 C였지만 올해는 C를 받은 계열사가 한 곳도 없었다. B등급에 오른 계열사 숫자도 6개사에서 5개사로 줄었다. 삼성전자 부품부문,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신라호텔,삼성벤처투자,삼성라이온즈가 B를 받았다.

삼성전자 부품부문이 B에 그친 것은 반도체 업황 악화로 인해 떨어진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한 탓이다. 완제품(DMC)부문은 주력 제품인 TV와 휴대폰 판매 호조 덕에 최고 등급을 유지했다. 완제품부문의 전신인 정보통신총괄과 디지털미디어총괄은 지난해 하반기에도 각각 A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지난해 저조한 성적을 보였던 화학 계열사들의 선전이다. 지난해 하반기 C를 받았던 삼성토탈과 삼성석유화학 등이 A로 올라섰다. 원화가치 하락과 중국 수요 증가 덕에 매출 및 영업이익이 모두 늘어났기 때문이다. 금융계열사들도 '올 A'를 받았다.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한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삼성생명 삼성카드 등이 B를 받았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