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여파로 전 세계 백만장자 숫자가 15% 줄었고,보유자산 규모도 2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헤지펀드와 부동산 가치 하락으로 타격을 입은 부자들은 현금과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대거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블룸버그통신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 등은 24일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와 컨설팅업체 캡제미니가 작성한 '세계 부(富) 보고서'를 인용,100만~3000만달러를 가진 세계 백만장자 수가 지난해 860만명으로 전년 대비 150만명(14.9%) 급감해 2005년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보유자산 감소는 더욱 커서 지난해 백만장자들의 자산은 32조8000억달러로 1년 전에 비해 19.5% 줄었다. 자산이 3000만달러 이상인 초부유층의 수도 24.6%나 감소했고 이들이 보유한 자산도 23.9% 줄었다.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던 초부유층은 헤지펀드 등의 수익률 급락으로 타격이 더 컸다. 대니얼 손태그 메릴린치 글로벌 자산부문 사장은 "금융위기에서 부자 투자자들이 숨을 수 있는 공간은 어디에도 없었다"고 말했다. '세계 부 보고서'는 이에 따라 부자들의 투자 패턴도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정금리 상품에 대한 투자와 현금 보유가 전년보다 6% 늘면서 자산 구성의 절반을 차지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