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지역이 지난해 자동차 수출 2위 지역에서 올해에는 최하위의 수출 시장으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까지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동유럽에 5만5천116대를 수출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동유럽 수출 대수인 20만9천244대에 비해 73.6%나 하락한 실적이며 권역별로도 태평양 지역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출량이다.

동유럽 수출 부진은 최근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동유럽 국가에 팔기 위해 선적된 자동차 대수는 9천210대로 아시아(7천943대)를 빼면 유일하게 1만대를 넘기지 못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시장에서 수출량보다 훨씬 많은 자동차를 현지 공장에서 생산, 판매하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동유럽에서 사실상 최하위의 수출 실적이 나온 셈이다.

동유럽은 지난해 국내에서 수출된 자동차 대수가 북미(76만6천616대)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46만5천331대를 기록할 정도로 서유럽과 중남미 등지를 제치고 급성장하던 시장이었지만 올해에는 자동차가 가장 안 팔리는 지역이 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동유럽이 세계적인 불황을 버틸 만한 경제적인 `체력'이 부족해 시장 위축이 빠르게 진행됐고 서유럽 국가와 달리 자동차 시장을 부양하는 정책이 적극적으로 시행되지 않는 점 등을 수출 부진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완성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유럽 시장이 금융위기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점은 올해 해외 판매량이 작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는 원인 중 하나"라며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판매선을 다변화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