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의 여파로 월가의 대형 금융기관들이 적합한 최고경영자(CEO)를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신용위기 와중에 금융회사 CEO들의 급여가 대폭 삭감됐고, 정부의 감시감독이 강화되면서 운신의 폭이 줄어들고 위험부담도 커지면서 이 직업에 대한 매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현재 비어있거나, 빌 예정인 금융사 CEO 자리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경력이나 자질면에서 부족하고, 괜찮은 인사들은 들어오기를 꺼리고 있는 현상이 비일비재하다.

시티그룹의 새 CEO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제리 그룬드호퍼 전 유에스 뱅코프 CEO는 상대적으로 낮은 급여와 향후 미국 정부가 34%의 지분을 갖게되면 정부의 입김이 강해질 것이라는 우려속에 자리를 수락하지 않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보도했다.

그룬드호퍼 본인과 시티그룹측은 이에 대한 코멘트를 거부했다.

WSJ는 주식가치로 전세계 2천500위 내에 포진한 금융회사 가운데 18%가 2008년에 CEO를 잃었으며, 또 이들 회사 가운데 절반의 CEO들이 사임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새로운 CEO를 물색중인 회사들 가운데는 시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 하트포드 파이낸셜 서비스 그룹, 모기지 회사인 프레디 맥 등이 포함돼 있다.

신문은 이 같은 상황을 "금융회사 최고경영자의 회전의자가 망가졌다"고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