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일류 자동차 브랜드로 빠르게 도약하고 있다.

현대차는 22일 미 유력 시장조사기관인 JD파워가 실시한 신차 품질 조사에서 일반 브랜드 부문 1위에 올라 다시금 최고의 품질력을 인정받았다. 2006년 조사에서 처음 정상을 밟은 데 이어 3년 만에 다시 1위를 차지,'품질의 현대차'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할 수 있게 됐다.

◆현대 · 기아차 글로벌 톱 도약 청신호

특히 세계 자동차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차는 물론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차보다 신차 결함이 적은 것으로 나타나 현대차의 글로벌 톱(top) 브랜드 도약 및 시장점유율 지속 확대에 청신호가 켜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획득한 점수 95점은 2004년 혼다가 세운 99점 기록을 갈아치운 일반 브랜드 사상 최우수 점수"라며 "전체 순위에서도 벤츠 BMW 아우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브랜드보다 순위가 앞섰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지난 10년간 품질경영에 올인한 정몽구 현대 · 기아차 회장의 집념과 노력이 마침내 꽃을 피운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JD파워의 신차 품질평가(IQS · Initial Quality Study)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을 대상으로 228개 항목에 걸쳐 조사한 뒤 신차 100대당 고객 불만을 점수화한 것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품질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JD파워는 1968년 설립된 자동차 관련 소비자 만족도 조사 전문기관으로,조사 결과는 미국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 때 잣대로 활용되고 있다.

◆아반떼 준중형차급 1위

현대차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포함한 전체 순위에서도 렉서스 포르쉐 캐딜락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신차 품질평가 점수를 100점 미만으로 받은 브랜드는 현대차를 포함해 5곳뿐이며 메르세데스벤츠와 도요타(101점),BMW와 폭스바겐(112점),아우디(118점) 등 독일 및 일본의 메이저 자동차 메이커들은 100점을 웃돌았다.

차급별 품질 평가에서는 현대차 아반떼가 준중형차급 1위로 선정됐고,베르나는 소형차급 2위에 올랐다. 기아자동차도 이번 조사에서 지난해보다 7점 향상된 112점을 받아 폭스바겐과 같은 일반 브랜드 9위를 차지했다. 도요타의 소형차 브랜드인 사이언(118점)과 미쓰비시(135점) 크라이슬러(136점) 등을 크게 앞선 순위다.

이와 관련,뉴욕타임스는 현대차가 뛰어난 품질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40여년 전 일본 자동차회사들처럼 공격적으로 미국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현대 · 기아차의 지난달 미국시장 점유율은 7.3%로 작년 점유율이 5%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이로운 수치라고 평가했다. 점유율 순위에서 GM 도요타 포드 혼다 크라이슬러의 뒤를 이어 닛산과 공동 6위라며 현대 · 기아차의 무서운 기세가 40여년 전 도요타와 같은 일본 업체들이 미국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와 유사하다고 전했다. GM 등 미국 빅3의 위축으로 현대 · 기아차가 최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수언/조재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