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간판 통신장비업체인 노텔네트웍스가 114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사라지게 됐다.

20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노텔네트웍스는 무선기술 사업부문을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에 6억5000만달러에 팔기로 했다. 노텔은 다른 사업 분야 매각도 협상 중이다. 마이크 자피로브스키 노텔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체계적 사업 매각만이 자산가치를 보존하는 최선책이라 믿는다"면서 "회사 정리 기간은 길어야 몇 달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종업원 수가 9만명에 달하며 북미 지역 최대 통신장비업체로서 위상을 자랑하던 노텔은 2000년대 들어 기술주 거품 붕괴와 회계부정 스캔들 등에 휘말리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5년 이후 기업 회생을 위한 다각적 계획을 추진해왔으나 지난해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지난 1월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노텔은 토론토 증권거래소에 자사 주식의 상장폐지도 신청할 예정이다. 노텔은 앞서 지난달 말 LG전자와 합작사로 흑자를 내고 있는 LG-노텔의 지분(50%+1주)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한편 노키아와 지멘스의 합작법인인 노키아지멘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북미 지역 입지를 확대하고 무선 인프라 제품 공급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수 분야에는 노텔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과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LTE(Long Term Evolution) 자산이 포함됐다. 노키아지멘스는 또 캐나다와 미국 멕시코 중국 등의 노텔 직원 2500명의 고용도 승계하기로 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