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산하 현대증권이 자산운용업에 다시 진출, 내달초 영업을 개시한다.

현대증권은 18일 100% 출자한 자본금 300억원 규모의 종합자산운용사인 현대자산운용이 내달초부터 주식형, 채권형, 파생상품 펀드 등 20여개 신상품을 내놓고 본격적인 영업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현대증권은 전날 금융위원회로부터 종합자산운용업 본인가를 받았다.

앞서 현대그룹은 현대증권과 현대투신증권, 현대투신운용을 거느리고 있었으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 대우그룹 사태로 현대투신증권과 현대투신운용을 채권단을 거쳐 2004년 미국 푸르덴셜금융으로 넘기면서 자산운용업에서는 손을 뗀 바 있다.

현대그룹이 자산운용업에 다시 진출함에 따라 우리나라 펀드의 시초격인 옛 현대투신운용(푸르덴셜자산운용)의 `바이코리아' 열풍과 같은 성공을 재연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경제가 회복기로 접어들던 1999년 3월 '저평가된 한국을 사라'는 슬로건과 함께 바이코리아펀드를 출시한 옛 현대투신운용은 그해 7월 대우그룹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3개월여 동안 12조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이는 채권형 펀드 위주로 구성돼 있던 국내 펀드시장에 주식형 펀드 열풍을 처음으로 불러오는 계기가 됐다.

외환 위기 여파로 1998년 6월 300선 아래로 추락했던 코스피지수가 수직 상승하기 시작해 1,000선 향해 달려가던 때 나왔던 바이코리아 펀드는 한 때 100%의 수익률을 자랑하기로 했으나 증시가 2000년 초까지 상승세를 지속하다 이후 IT버블이 붕괴되자 수익률이 곤두박질쳐 원망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현대증권 최경수 사장은 "현대자산운용의 출범으로 다양한 금융 상품을 적시에 제공할 수 있게 돼 향후 현대증권의 자산관리 및 IB부문 등에서 많은 시너지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그동안 계열 운용사가 없어 현대증권의 업계내 위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했던 자산관리영업부문을 활성화함으로써 고객 만족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게 됐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