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욱 기획재정부 1차관은 18일 채권 투자자들이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 변화에 베팅한 것은 '오판'이라고 말했다.

허 차관은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부의 정책 담당자들이 시사하는 바가 오도돼 시장의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의 발언은 지난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 경제는 하강이 아마도 끝난 것 같다"고 언급하면서 국고채 금리가 급등,작년 11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은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당시 채권시장에선 이 총재의 발언을 두고 정부의 통화정책 기조가 바뀌어 금리 인상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채권 금리가 단기에 요동을 쳤다.

허 차관은 "일부 지표에서 경기 회복 기미가 엿보이긴 하나 고용시장 등은 여전히 취약한 상태"라며 "섣부른 거시경제 정책 변화는 미약한 단계의 경제 회복을 오히려 방해할 소지가 크다"고 경계했다. 그는 "현재 어디에도 인플레이션 징후는 없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도 제한적인 수준이며 여전히 미분양 아파트가 많다"고 언급했다. 이어 "소비가 살아나고 투자가 본격 회복되는 등 민간 부문의 자생적 회복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재정 및 통화 확장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4.20%로 전날보다 0.04%포인트 떨어졌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