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니의 창업자 고(故) 모리타 아키오 전 회장의 차남인 모리타 마사오 부사장(54 · 사진)이 이달 말 그룹 인사에서 영화와 음악 부문의 최고 책임자로 승진할 예정이라고 소니가 17일 밝혔다.

모리타 전 회장은 기술자 출신으로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 소니를 창업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그의 차남이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그룹의 중책을 맡는다는 점에서 '모리타 신화'의 재현 여부가 주목된다.

모리타 마사오 부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영화 부문인 소니픽처스엔터테인먼트(SPEJ)의 대표이사 회장과 음악 부문인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SMEJ)의 대표이사로 취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SPEJ와 SMEJ는 소니의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 겸 사장이 소니 부활을 위해 내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사업 융합'의 핵심 계열사다. 그런 만큼 모리타 부사장의 경영 수완에 소니의 미래가 달려 있는 셈이다.

모리타 마사오 부사장은 미국의 모건은행을 거쳐 1981년 소니에 입사했다. 오디오 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하고,1997년 상무로 승진했다. 2004년 이후에는 SMEJ 이사도 겸임하며 브랜드 전략을 담당해왔다. 현재 소니에 모리타 전 회장의 친족으로는 차남인 마사오 부사장이 유일하게 일하고 있다. 장남인 모리타 히데오씨는 나고야시에서 15대째 이어져온 가업인 술과 간장 된장 등을 제조하는 회사를 맡아 운영하고 있다. 소니는 지난해 결산에서 14년 만에 순손실(989억엔)을 내는 등 모리타 아키오 전 회장이 구축해놓은 성장신화가 붕괴되고 있는 상황이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