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누리엘 루비니 교수(뉴욕대 경영대학원)가 "이머징마켓(신흥국 시장)이 미국 달러화의 '군림'을 끝낼 것"이라고 밝혔다.이머징마켓은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한국 등 세계경제의 신흥강자로 떠오르는 나라들을 뜻한다.

루비니 교수는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에서 열린 한 투자전망 세미나에서 "이머징마켓의 부흥은 근본적인 변화"라며 "이들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계속 확대돼 궁극적으로는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지배구조를 종식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니는 또 "중국의 경제성장이 계속돼 언젠가는 결국 미국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 브라질 등 '대형' 신흥국가들은 미국의 주요 채권자"라면서 "이들이 강해질수록 투자자들은 점차 미국에 대한 흥미를 잃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쏟아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올해 말까지 회복되긴 어려울 것이며 성장세도 미약할 것"이라는 기존의 의견을 반복했다. 또 "미국이 채무를 지고 있는 채권자들 사이에서 미국에 대한 투자와 달러화를 준비통화로 사들이고자 하는 의향이 감소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다만 기축통화가 달러화에서 다른 화폐로 바뀌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주요 준비통화의 몰락이 하룻밤에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달러화 최대 보유국인 중국 등 외화 보유국들에 대해서는 "수출 감소로 치닫지 않으려면 달러화 규모를 유지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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