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최근 북미 시장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경영난에 처한 GM과 크라이슬러의 공백을 메우며 판매실적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키프로스와 몰타를 제외한 유럽연합(EU) 회원국 및 유럽자유무역연합 회원국에서 2만9천309대를 판매해 작년 같은 달에 비해 판매 대수가 25.1% 증가했다.

기아차도 2만1천924대를 팔아 지난해 5월보다 판매량이 1.1% 늘었다.

현대차의 현지 시장 점유율은 작년 동월대비 0.5% 포인트 뛴 2.3%를 기록해 혼다와 닛산을 제치고 10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5월 1.6%였던 기아차의 점유율도 1.7%까지 올랐다.

올해 1-5월 세계 전체 브랜드의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9% 떨어졌지만, 현대차는 13만6천956대를 판매해 실적이 13.5%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가 i20와 씨드 등 현지 전략형 모델을 통해 유럽 시장의 호응을 얻은 데다 파산보호 절차에 이른 GM과 크라이슬러 등 미국 유력 브랜드의 몰락으로 반사 효과를 보면서 유럽 시장 내 입지가 강화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GM은 지난달 유럽에서 11만8천602대를 팔아 작년보다 10.8%가량 판매량이 하락했고 크라이슬러의 판매량은 60.5%나 주저앉은 3천568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판매량 증가율인 25.1%는 현지 시장에 진출한 모든 자동차 브랜드 중 가장 높다는 점에서 GM과 크라이슬러의 시장 공백을 한국 브랜드가 가장 많이 메웠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