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 챔피언'의 저자인 헤르만 지몬 SKP(Simon-Kucher & Partners) 대표 겸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는 "글로벌 경제위기로 세계 경제에 초저가 시장이 부상하고 있다"고 16일 말했다.

지몬 교수는 이날 피터드러커 소사이어티(이사장 조동성)와 한국경제신문 공동 주관으로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 '피터 드러커 탄생 100주년 기념 국제 컨퍼런스'에서 '위기를 타개하라:귀사에 맞는 신속한 솔루션'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몬 교수는 "전 세계 인구의 86%는 연간 국민소득이 1000달러에도 못미치지만 자동차 컴퓨터 의약품 등에 대한 구매는 늘고 있다"며 "인도 타타자동차가 2000달러에 내놓은 자동차처럼 당분간 초저가 시장을 공략하는 게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글락소스마스클라인(GSK)의 경우 같은 약이라도 선진국에선 조금 비싸게 팔더라도 개발도상국에서는 싸게 파는 전략을 구사하는 등 초저가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며 한국기업들도 눈여겨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몬 교수는 또 불황이라고 가격을 인하하는 것은 바람직한 의사결정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고객들이 불황에 가격을 내린다고 해서 소비를 늘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오히려 생산량을 줄이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미국 항공업계의 경우 델타가 국제선의 15%,아메리카에어라인은 전체의 7.5%에 해당하는 비행 편수를 줄였다.

그는 이어 제품을 개선하기보다는 서비스를 개선하라고 주문했다. 미국 시장에서 유일하게 판매 실적을 높인 자동차 회사가 현대자동차인데 이는 고객이 실직할 경우 리스 비용을 현대차가 대주기로 하는 서비스를 도입한 덕택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이날 행사에는 SK에너지 유한킴벌리 현대홈쇼핑 삼양사 풀무원 한국네슬레 디자인하우스 아주산업 샘표식품 한독약품 한국타이어 등 170여개 기업 및 공공기관에서 300여명이 참석,성황을 이뤘다. 김형오 국회의장이 축사를 했다.

박준동/유창재/유승호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