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세계 스마트 그리드 시장 패권을 놓고 각국 정부와 기업들 간 경쟁이 벌써부터 달아올랐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노후 전력망 시설 교체 등 세계 각국의 투자 확대로 인해 세계 스마트 그리드 관련시장은 2030년까지 약 2조988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 거대 시장의 30%를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 정부 외에도 스마트 그리드 시장을 노리고 있는 국가는 많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미국과 일본이다.
스마트 그리드는 전력 수요와 공급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가격을 조절하는 IT가 반드시 필요하다. 구글과 IBM 등 세계적인 IT 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정부는 최근 경기부양법안을 발표하면서 연간 45억달러에 달하는 스마트 그리드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업체들도 속속 관련 시장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가전업체인 월풀은 2015년까지 스마트 그리드와 호환이 되는 가전제품을 선보이기로 했다. 구글은 GE와 손잡고 일반 가정에서도 전기소비량을 측정할 수 있는 파워미터를 개발하는 등 관련 산업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알스톰사와 제휴를 맺고 스마트 그리드 사업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기업들이 주도하는 시범도시 사업도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에너지 기업인 엑셀에너지는 콜로라도주에 시범도시를 세우고 있고 GE는 시스코와 함께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스마트 그리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일본은 2차전지 등 에너지 저장 장치 개발업체 등을 중심으로 관련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샤프는 간사이전력과 함께 내년 사카이시에 시범단지를 짓기로 했다. 도쿄전력과 히타치는 도쿄공업대와 함께 관련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지식경제부 산하 전력IT사업단의 정규동 팀장은 "세계 각국이 스마트 그리드 시장에 뛰어들면서 각국 간 관련 소프트웨어 표준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