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유통업체들에 가장 매력적인 신흥국 시장으로 인도가 꼽혔다.

미국 경영 컨설팅업체인 AT커니는 30개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글로벌소매개발지수(GRDI)'를 조사한 결과 인도가 글로벌 유통기업들이 선호하는 유망 시장 1위로 선정됐다고 15일 발표했다. 인도의 지난해 순위는 2위였다. 러시아 중국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지난해 1위였던 베트남은 부동산 거품 붕괴로 인한 경기침체로 6위로 미끄러졌다.

GRDI는 AT커니가 글로벌 유통업체의 개도국 진출을 돕기 위해 해당 시장의 수요,포화도,국가 리스크 등을 감안해 2002년 만든 지표다. AT커니는 "인도는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 중 하나"라면서 "글로벌 브랜드를 선호하는 중산층의 증가가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화장품업체 '장클로드 비긴',의류 브랜드 '자라''도나카란' 등이 인도 기업과 손잡고 속속 현지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고 AT커니는 덧붙였다.

AT커니는 특히 인도 농촌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농촌은 총 2800억달러 규모의 인도 유통시장에서 40%를 차지하고 연소득 2000달러 이상 가구도 도시보다 많아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설명이다. LG전자는 농촌 실정에 맞춘 저전압 가전제품을 내놓아 올해 시장점유율을 지난해보다 10%포인트 높은 45%까지 끌어올렸다. 인도 기업인 고드레즈는 일상 생활용품을 비롯해 비료 살충제 사료 등을 파는 슈퍼마켓 체인을 2015년까지 1000여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월마트 까르푸 테스코 등도 올 들어 인도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유통 분야의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올해 전년 대비 100% 증가했다.

인도에 이어 중국과 러시아가 유망 시장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AT커니는 특히 러시아에 대해 경제위기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유통업이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하고 있어 전망이 밝다고 평가했다. AT커니는 러시아 유통 시장엔 상위 5개사의 점유율이 7%에 불과할 정도로 군소업체가 난립해 있으며,현지 업체의 가치가 대체로 저평가돼 있다며 인수합병(M&A)을 통한 러시아 진출을 권했다.

또다른 브릭스 국가인 브라질은 8위에 선정됐다.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전자제품이나 1인당 의류소비량 세계 최대를 자랑하는 패션 분야에선 난립한 대형 업체들의 틈새를 공략해볼 만하다는 설명이다. AT커니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기회의 창을 모두 닫은 것은 아니다"면서 "아직도 개도국 시장엔 진출할 여지가 많이 있다"고 전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