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 도화동에 있는 인천대 학산도서관 앞. 지난 10일 이곳에 인천 지역에서 창업을 희망하는 대학생 50여명이 모였다. 재학 중 창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제2의 빌 게이츠'가 되겠다고 나선 학생들이다.

이들은 인천지방중소기업청(청장 신권식)이 주최하는 '대학생창업로드쇼' 제5차 행사에 참석, 각자가 가진 참신한 아이디어로 창업해 앞으로 국제적인 기업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유용제씨(인천대 경제학과 4학년) 등 50여명은 이날 유동열 인천벤처기업협회 상근부회장 등으로부터 창업 성공 사례를 듣고 창업 퀴즈쇼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행사를 진행한 김대임 인천중기청 창업성장지원과장은 "이번 5차에 걸친 대학생창업로드쇼에는 총 2180명의 대학생들이 참여했다"며 "이들은 우진세렉스 디젠 경인 연우 동화자연마루 등 5개 성공중소기업을 방문해 미래의 꿈을 키웠다"고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이번 행사는 그동안 다소 소강국면에 있는 대학생 창업열기를 다시 불지피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인천지역에서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대학생들의 창업열기가 무척 달아올랐다.

인천대의 창업동아리 아이어스가 인터넷을 통해 '아바타'의 업그레이드 아이템인 '플래시 아바타 카드 메일'을 개발해 업계를 선도하기도 했다. 인하대의 인하벤처클럽과 웹스동아리는 '사이버포인트 은행' '온수체크 절수기' 등 5개 아이템을 내놓기도 했다.

인천중기청은 다시 대학생들에게 창업 의식을 불어넣어 독특한 아이템으로 대학생들이 창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이 행사를 연 것이다.

'제2의 벤처 창업 붐'을 일으키기 위해 실시된 이번 행사에서는 한국폴리텍Ⅱ대학(조주현)이 적극 참여했다. 한국폴리텍Ⅱ대학은 대학생 창업을 적극 지원한 덕분에 이 대학의 창업동아리 알바트로스가 인천지역 대학생 창업경진대회에서 3년 연속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특히 한국폴리텍Ⅱ대학 산학협력단(단장 민태국)은 학교와 기업 간 연계사업을 펴면서 학생들의 창업을 적극 지원했다. 한국폴리텍Ⅱ대학은 한국경제신문사와 중소기업청에서 주관하는 대학생해외창업연수사업인 '글로벌 대학생 창업리더 해외연수'에도 참가했다.

민태국 한국폴리텍 산학협력단장은 "한국폴리텍Ⅱ대학은 대학생들의 창업 활동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대학과 기업, 대학과 정부기관,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이 공동으로 인력을 양성하고 연구개발과 기술 이전을 추진하는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학은 이번에 안재화 세일전자 대표를 초청, CEO 특강도 가졌다. 또 지역 창업보육센터 입주기업 중 가장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12개 기업의 제품을 전시하기도 했으며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의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한 취업설명회도 열었다.

사실 이번 행사 중에 대학생들이 방문한 우진세렉스의 김익환 대표도 청년 창업 기업인이다. 그는 18세 때 시골에서 무작정 상경해 사출성형기 공장에서 기술을 익힌 뒤 1985년에 창업했다. 유압식 · 전동식 사출성형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인이 된 그는 창업을 하고 나서 대학을 다녀 성균관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미국의 구글도 스탠퍼드대의 학생이던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창업한 회사다. 현재 세계 최고의 검색엔진을 바탕으로 대규모 사업 영역을 구축한 이 회사는 2008년 기준 1만2000여 명의 고용과 약 9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마크 주커버그도 비슷한 사례다. 그는 2002년 미국 하버드대에 입학한 뒤 돈벌이 겸 취미삼아 하버드대의 대인관계 사이트인 페이스북을 개설했다. 이 사이트가 하버드대 안에서 인기를 끌자 그는 대학 동료인 더스틴 모스코비츠와 크리스 휴즈의 도움으로 페이스북을 인맥관리(SNS) 사이트로 확장했다. 이 사이트를 통해 하버드대 친구들이 신상정보를 교환하기 시작했다. 주커버그는 3학년 때 대학을 중퇴하고 결국 세계 최대의 인맥관리 사이트를 만들어냈다. 인터넷 네트워크 부문의 강자인 미국의 시스코시스템스도 대학생이 창업한 회사다.

이처럼 국내외에서 대학생 창업이 성공을 거둔 점을 감안할 때 제2의 벤처붐을 일으키기 위해선 대학생들의 창업 열기를 더욱 북돋워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적인 규모의 창업경진대회를 자주 개최해 창업 열기를 확산시켜야 한다. 입상자에게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줘 대학생 창업을 촉진해야 할 때가 왔다. 이를 위해선 대학 안에서 기업가정신을 함양할 수 있는 기회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

이에 때를 맞춰 중소기업청은 5월과 6월 두 달 동안 대학생창업로드쇼를 전국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중기청은 이번 행사에서 △중소기업 창업정책 설명회 △창업정책 퀴즈서바이벌 △중소기업 창업정책 제안전 △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 △현장 창업상담회 등을 개최하는 중이다.

지난 2개월간 창업로드쇼를 연 대학은 숭실대 연세대 동서대 경성대 계명대 금오공대 순천대 목포대 아주대 명지대 신구대 제주대 한라대 등 20여개 대학에 이른다. 드디어 '제2벤처 창업 붐'을 일으키기 위해 대학과 정부가 다시 손을 잡았다.

이치구 한국경제 중소기업연구소장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