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통화정책 변화여부 내달 하순 판단"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가 아직도 하강 중에 있다며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했다. 그는 지난 12일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기자단 워크숍에서 현 경제 상황에 대해 "제비 한 마리를 보고 봄이 왔다고 할 수 없다"며 현재의 확장적 재정 및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장관은 "정책 기조에 변화를 줄지 여부는 2분기가 지나봐야 판단할 수 있다"며 "2분기 지표가 나오는 7월 하순께 종합적인 판단을 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윤 장관과의 일문일답.


▼현 경제 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정책 방향은.

"경기 하강 속도가 완화되고 있지만 아직도 하강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전분기 대비 국내총생산(GDP)이 1~2% 증가했다는 점 등만을 보고 정책 전환을 말할 단계가 아니다. 경기선행지표 등 긍정적인 지표가 분명히 있지만 낙관만 할 수 없는 불안 요소가 있다.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도 큰 문제다. 따라서 적극적 재정 확대 및 금융 완화 정책의 기조를 바꿀 단계가 아니다. 다만 정책 기조에 변화를 줄지 여부는 7월 하순께 2분기 지표를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 "

▼경제가 작년 9월 '리먼 사태' 이전으로 회복됐다는 의견도 있는데.

"뭐가 돌아갔냐.1분기 GDP가 전분기 대비로는 플러스였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4% 이상 줄었다. 2분기도 전기 대비는 플러스이겠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마이너스일 것이다. 고용도 마이너스인 상황이다. 어떻게 경기가 회복됐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착시 현상일 뿐이다. "

▼고용시장 전망은.

"지난 3,4월에 취업자 감소세가 진정됐다가 5월에 다시 증가세로 반전했다. 제조 건설 도매 음식 숙박업 등에서 많이 줄었다. 아직은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6월 들어 일자리 추경을 본격 집행한 뒤 6월 고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예의주시해서 볼 필요가 있다. 경기가 회복되고 상황이 좋아지면 그때 구조조정하는 기업도 있어 고용은 경기와 같은 추세로 나가지 않는 특징이 있다. "

▼연구개발(R&D) 활성화 방안은.

"지금 가장 시급한 게 기업 R&D 투자를 늘리는 것이다. 흔히 구조조정을 하면 R&D 분야의 연구인력과 예산을 줄이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생산성 향상과 기술개발이 관건이다. 현재 정부는 기업들의 R&D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각 부처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 중에 있으며 조만간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

▼취임 당시 "두려움 속에 공직 복귀를 결정했다"고 했는데 여전한가.

"지금이 더 두렵다. 경제 관료로서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변수들이 많다. 그래서 자꾸 두렵다. "

정종태/이태명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