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이 '이성태 쇼크'로 요동치고 있다.

12일 채권시장은 "경기 하강세가 끝났다"는 전날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발언의 충격이 이어지면서 채권금리가 상승 분위기로 출발했다.

여기에다 통화정책의 전환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는 이 총재의 추가 발언이 전해지면서 상승폭이 커졌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창립 59주년 기념식을 통해 "그간의 확장적 통화 및 재정정책이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동준 현대증권 채권팀장은 "한은의 입장이 연내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면서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전했다.

증권사와 은행은 만기가 짧은 1~2년짜리 국고채와 통안채를 많이 갖고 있는데 향후 한은이 정책기조를 바꿀 경우 단기물 금리가 더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는 분석으로 대거 '팔자'에 나섰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한은의 신호가 채권만기별로 각기 다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확산되면서 시장이 분할되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5년짜리 국고채 금리가 한때 연 5%를 웃돌자 장기 투자자인 보험사와 연기금이 집중 매수에 나섰다. 이 때문에 5년짜리 국고채 금리는 전날에 비해 0.07%포인트 하락한 연 4.90%에 마감됐다. 반면 3년짜리 국고채는 전날보다 0.08%포인트 올라 연 4.30%,1년짜리 국고채는 0.11%포인트 상승한 연 3.06%를 기록했다.

특히 364일물 통안채는 0.13%포인트 뛴 연 3.06%에 마감,단 이틀 만에 0.41%포인트가 치솟았다.

단기 채권 금리가 치솟자 이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증권사 은행 등에 비상이 걸렸다. 증권사의 경우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환매조건부채권(RP) 영업을 위해 2년 이하 국고채를 대거 편입하고 있는데 채권 가격 하락(금리 상승)에 따른 막대한 평가손을 기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손실을 회피하기 위해 국채선물 매도 주문도 쏟아졌다. 이날 국채선물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21만8281계약,23조9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박준동/정인설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