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규모와 잠재력을 볼 때 비즈니스를 좀 더 키우고 싶다. "

세계 최대의 재보험사인 영국 로이즈(Lloyd's)의 피터 레빈 회장(사진)은 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보험시장을 살펴보고 사업진출 기회를 물색하기 위해 왔다"며 "지금 유럽이나 미국은 경기가 어렵지만 한국은 회복의 신호가 보이는 등 훨씬 나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레빈 회장은 8~9일 이틀 일정으로 방한했으며 한승수 국무총리와 면담하고 금융위원회,코리안리,KOTRA 등을 방문했다.

로이즈는 지난해 매출 350억달러 중 한국과의 거래에서 발생한 금액이 1억2800만달러 정도다. 레빈 회장은 "당장은 사업인가를 내거나 지사를 세울 계획이 없다"며 "향후 한국 보험업계와의 협력을 강화해 지명도를 더 높인 뒤 사업 확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로이즈는 향후 KOTRA와 함께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로이즈에 대해 설명하는 행사 등을 개최할 계획이다.

레빈 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관련,"은행들의 상황이 더 이상 악화되지는 않고 있지만 완전히 회복됐다고 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런던이 이번 금융위기로 큰 타격을 받았지만 국제금융센터로서의 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레빈 회장은 세계 각국의 금융규제 강화 움직임에 대해 "더 많은 규제가 필요한 게 아니라 더 정교한 규제가 필요하다"며 "문제가 된 본질적인 이슈를 파악하고 규제하는 게 중요하며 수많은 기준을 만들어 체크를 해나가는 식의 규제는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레빈 회장은 2002년 11월 로이드 회장에 선출됐으며 지난해 세 번째 연임돼 2011년까지 회장을 맡을 예정이다. 1970년대부터 20년간 영국의 방위산업체에 근무하면서 수십차례 한국을 찾은 지한파로 금융 분야에선 도이치뱅크의 부회장,뱅커스 트러스트 인터내셔널 회장,모건 스탠리 수석 자문 등으로 활동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