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제너럴모터스(GM)의 ‘서거(demise)는 오래 전부터 예견됐다.진화하지 못한 공룡은 멸종돼야 마땅하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6월 4일자)에 실린 ‘디트로이토사우루스 난파하다’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GM 몰락의 원인에 대해 집중 보도했다.신문은 미국 제조업의 상징이자 수많은 미국인의 일터였던 GM 파산의 주된 원인으로 고효율 신차 개발 실패와 강성 노조를 꼽았다.1970년대 가볍고 작고 연비 좋은 일본차가 대거 등장하며 GM 등 미 ‘빅3’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GM은 대항마 개발에 매진하기 보다 일본차 수입 제한을 위한 정치권 로비에 공을 들이면서 ‘진화’의 기회를 놓쳤다.

차 한대를 생산할 때마다 1400달러를 퇴직자 의료보험과 연금에 지불해야 하는 고비용 구조도 GM을 침몰시킨 원인으로 지적됐다.이코노미스트는 이같은 고인건비 고착화가 정부와 GM의 합작품이라고 꼬집었다.막강한 이해집단으로 떠오른 전미자동차노조(UAW)를 의식한 정치권과 회사가 노조 파업을 인건비 인상으로 손쉽게 무마하면서 독버섯을 키웠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GM의 사망선고를 단순히 경기침체에 따른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운명 탓으로 돌려선 안된다”며 “자동차는 여전히 매력적인 상품”이라고 보도했다.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2050년까지 세계 자동차 보유대수가 30억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현재는 7억대 수준이다.중국 등 이머징마켓의 구매력이 점점 높아지는 것도 호재다.

신문은 각국 정부가 자동차 산업 살리기에 나서는 것에 대해서도 경계감을 드러냈다.세계 자동차 수요는 연간 6000만대에 그치는 데 비해 생산은 연간 9000만대에 달하는 과잉공급 상황에 처한 만큼 공장폐쇄와 감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