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파산보호를 신청한 미국 GM의 브랜드 '새턴'을 위탁생산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WSJ는 GM으로부터 새턴 브랜드를 인수하기로 한 미국 2위의 대형 자동차 딜러인 펜스케 오토모티브 그룹이 이 같은 방안을 르노삼성의 모기업인 르노 그룹과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펜스케 그룹은 지난 5일 새턴의 생산 부문을 제외한 서비스 및 부품공급 사업부문을 매입하기로 GM과 양해각서를 맺었다.

앞서 WSJ는 지난달 초 르노 그룹이 르노삼성과 함께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새턴 인수전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르노의 카를로스 곤 최고경영자(CEO)는 "현금 유동성을 관리하는 상황이라 GM을 비롯한 다른 자동차업체 인수에 관심이 없다"고 부인했다.

국내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펜스케가 르노삼성이 르노닛산과 플랫폼(차의 뼈대)을 공유하면서 현대 · 기아자동차 등에 버금가는 품질 및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새턴 생산을 위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르노삼성은 현재 유럽 중동 중국 등에 QM5 SM3를 수출하고 있지만 아직 미국 시장에는 차를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

새턴 위탁생산 방안이 최종 확정되면 르노삼성은 2000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부산공장을 완전 가동할 수 있을 전망이다. 부산공장은 연 3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고 있지만 20만대 정도만 생산하고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펜스케로부터 어떤 공식 제안도 받지 않은 상태라 새턴 위탁생산 방안에 대해 입장을 내놓을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새턴은 GM이 젊은층을 겨냥해 1990년대 초 내놓은 소형차 브랜드로 지난해 판매가 22% 감소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상열/김미희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