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센터 "주택경기도 바닥 보여"

미국의 소비심리와 고용 관련 지표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깊은 침체에 빠진 미국의 주택시장은 과거 사례에 비춰 볼 때 예년 수준을 회복하는 데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금융센터 김종만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8일 내놓은 `미국 고용 감소폭 4개월 연속 축소, 소비심리 회복 지속' 보고서에 따르면 미 미시간 대학이 집계하는 소비심리지수는 3월 57.3에서 4월 65.1, 5월 68.7로 상승했다.

미 민간조사기관인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소비자신뢰지수도 3월 26.9로 저점을 찍은 뒤 4월 40.8, 5월 54.9로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다.

미국의 5월 중 비농업 부문 고용 감소폭은 34만5천명으로 4월 50만4천명에 비해 둔화했다.

비농업 고용 감소폭은 지난 1월 74만1천명을 기록한 뒤 4개월 연속 줄었다.

해고에 따른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 역시 3월 넷째 주에 67만4천명으로 고점을 찍고 감소세로 반전, 5월 다섯째 주에는 62만1천명으로 줄었다.

미국의 주택 판매와 관련된 지수들을 볼 때 경기가 바닥에 근접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 이코노미스트가 지난 4일 발표한 `미국 주택경기 상당기간 저수준 지속 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기존 주택과 신규 주택 판매 규모는 지난 1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뒤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가 4월 말 연 4.78%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주택 구매를 위한 모기지 대출 신청 지수는 2월 말 이후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 1월 사상 최저 수준인 8을 기록했던 주택건설업 지수도 5월 중 16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이전의 경기침체 사례를 볼 때 주택 경기가 바닥을 치고 올라가려면 상당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1ㆍ2차 석유파동과 저축대부조합(S&L) 사태 때 미국의 주택 경기가 저점에 도달한 뒤 과거 10년의 평균 수준을 회복하는 데 짧게는 19개월에서 길게는 42개월까지 걸렸기 때문이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소비심리가 빠른 속도로 나아지면서 국내총생산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회복세로 돌아설 경우 경기의 조기 회복도 가능하다"며 "다만 주택 경기는 오랜 기간 바닥 수준에 머물러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