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낙찰가율 지난해 8월 수준보다 높아
아파트, 연립 등 주거용이 상승 주도


최근 주택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서울지역 아파트의 법원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금액 비율)도 미국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낙찰가율이 상승하는 것은 부동산 가격이 점점 경매 감정가 수준에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법원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은 지난달 전국 법원 경매의 평균 낙찰가율은 70.44%로 미국발 금융위기가 닥치기 직전인 지난해 8월의 72.48% 수준에 육박했다고 5일 밝혔다.

전국의 경매 낙찰가율이 70%를 넘은 것은 지난해 10월(71.82%) 이후 처음이다.

특히 지난달 서울지역 경매 평균 낙찰가율은 82.5%로 지난해 8월과 9월의 80.1%와 81.86%를 웃돌았다.

서울지역의 경매 낙찰가율이 80%를 넘은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일각에서는 일반 거래시장에 이어 경매시장의 가격도 바닥을 찍은 게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낙찰가율 상승세는 아파트, 연립 등 주거용 부동산이 주도했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낙찰가율은 83.72%로 금융위기 직전인 지난해 8월(83.88%) 수준을 회복했다.

이 가운데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82.5%를 기록하며 금융위기 직전인 8월의 82.64%를 2%포인트 가까이 넘어섰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12월 69.23%까지 하락했으나, 올해 1월 70.87%, 2월 76.63%, 3월 78.49%로 회복세를 보이면서 4월에 82.12%로 처음 80%대를 넘었다.

경기도 아파트 낙찰가율도 지난달 85.3%로 4월(76.86%)에 비해 8.44%포인트 오르며 지난해 8월(85.1%) 수준을 회복했다.

인천지역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지난달 86.13%로 지난해 8월(101.59%)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지난해 100%를 넘기며 과열 양상을 빚었던 연립.다세대주택의 낙찰가율도 상승추세다.

지난달 전국 연립.다세대 낙찰가율은 전 달보다 2.26% 상승한 84.73%를 기록하며 지난해 8월(97.77%) 수준을 향해 가고 있다.

서울지역 연립.다세대는 지난달 90.28%로 올 들어 처음으로 90%를 넘었고, 경기지역 역시 84.66%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물경기와 밀접한 근린시설(56.63%), 업무시설(70.3%), 공장(63.34%) 등은 지난달 낙찰가율이 평균을 밑돌았지만, 지난해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고 있다.

디지털태인 이정민 팀장은 "서울은 지난해 말 경기, 인천에 비해 가격 하락폭이 컸고, 올 들어 재건축 규제 완화와 지하철 개통 등 개발 재료가 풍부해 낙찰가율이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다"며 "정부가 다시 규제를 강화하거나 금리를 올리지 않는 이상 당분간 경매 낙찰가율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s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