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위기에 처한 금융계에 6천억 달러를 쏟아부어 '급한 불'을 끈 데 이어 구조조정 전문가를 영입해 이들 회사의 군살빼기에 본격 착수했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지난주 투자은행(IB)인 라자드의 구조조정 전문가 짐 밀스타인을 영입했다.

밀스타인은 미 정부가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과 페니메이, 프레디맥,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구제금융 자금을 받아간 금융 회사에 얽혀 있는 문제를 풀도록 지원하게 된다.

미 정부는 금융 위기를 긴급 진화하기 위해 지금까지 6천억 달러가 넘는 구제금융 자금을 금융 회사에 뿌렸는데, 이 과정을 진두지휘했던 제임스 램브라이트가 이달 안으로 재무부를 떠날 것으로 관측돼 왔다.

이에 따라 미 정부가 밀스타인을 영입한 것은 무게 중심을 이들 회사의 구조조정으로 이동시킨 것이라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올해 53살인 밀스타인은 라자드에서 9년간 일하며 통신 업체인 월드콤, 케이블 업체인 차터커뮤니케이션스 등의 구조조정을 도왔으며, 아르헨티나 정부와 전미자동차노조(UAW)에도 자문했던 이 분야 전문가로 평가된다.

그가 맞닥뜨린 첫번째 상대는 1천733억 달러에 달하는 긴급 자금을 수혈받은 AIG.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 회사가 규모를 줄임으로써 다시 구조적 위험에 빠지지 않기를 원하고 있다.

밀스타인은 앞으로 수주간 AIG 관련 서류를 검토할 예정이다.

그는 기업들의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미 정부가 금융계에서 갖는 입지를 확대하는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는 임무도 맡게 됐다.

오바마 행정부는 정부가 얼마나 능동적인 자금 투자자가 돼야 하는지 고민을 거듭해왔으나, 긴급 자금을 투입한 금융 회사의 세세한 부분까지 개입할 의사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들 회사가 밀스타인이 내놓은 구상을 잘 받아들일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WSJ는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newgla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