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카(Box car).'

네모난 상자 모양의 독특한 외관, 적당한 가격과 넉넉한 실내 넓이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자동차 시장에 등장한 새로운 강자다.

한국과 일본의 자동차업체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박스카의 경쟁이 미국 내에서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박스카의 역사는 이제 갓 10여년을 넘었다. 닛산이 1998년 일본 내수용으로 출시한 큐브 ‘1세대’가 원조다. 2년 후 도요타가 싸이언xB를, 지난해 9월 기아차가 쏘울을 출시하며 이들 3사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경쟁무대인 북미와 유럽지역의 언론들은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들 모델 3종을 비교·분석한 기사를 잇따라 내놓으며 ‘3파전’을 중계하고 있다.

3개 차종의 가격대는 비슷하다. 기본형의 미국 내 판매가격은 기아 쏘울 1만3300달러, 닛산 큐브S 1만3990달러다. 싸이언xB는 1만5750달러로 조금 더 비싸다.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배기량이다. 싸이언xB는 기존의 중형세단 '캠리'에 사용된 배기량 2400cc의 158마력 16VALVE 엔진을 그대로 실었다. 쏘울은 2000cc,(142마력), 큐브는 1800cc(122마력)다. 변속기는 큐브가 CVT(소형차용 무단변속기)를, 다른 두 차량은 5단 자동변속기를 채택했다. 타이어는 쏘울이 18인치, 싸이언xB와 큐브가 각 16인치와 15인치다.

차량의 '덩치'는 싸이언xB가 가장 크다. 길이 4249mm에 너비 1760mm, 높이는 1643mm다. 너비는 쏘울이 1785mm로 조금 더 넓다. 길이는 4104mm, 높이는 1610mm다. 가장 작은 큐브는 길이 3980mm, 너비와 높이는 각 1694mm, 1650mm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공인연비는 큐브가 1리터당 시내 10.2km, 고속도로 12.6km를 주행하는 것으로 표기돼 쏘울(시내 10.1km·고속도로 12.6km)과 싸이언xB(시내 9.2km·고속도로 11.8km)를 제쳤다.

그러나 미국 자동차 전문지 파퓰러 메카닉스가 지난 2월 실시한 300마일(약 480km) 실주행 테스트 결과에서는 쏘울이 13.13km/l(시내·고속도로 평균)로 우위를 점했다. 큐브는 리터당 12.9km, 싸이언xB는 12.04km의 연비를 보였다.

판매량은 현재까지 기아차의 '쏘울'이 앞서고 있다.

3사가 발표한 실적을 보면 지난 4월과 5월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박스카는 쏘울이다. 2개월 연속 판매량 1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 4월 3228대를 팔아 싸이언xB(2036대)를 추월했다. 이어 5월 판매량도 3855대로, 싸이언xB(2216대)와 5월부터 판매가 시작된 신형 큐브(1745대)를 앞질렀다.

이들 3파전의 향배는 이달이 1차 고비가 될 전망이다. 닛산이 내놓은 신형 큐브의 '신차효과'가 이달부터 본격화되면서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향후 3개 박스카의 경쟁이 더욱 가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쏘울, 큐브, 사이언xB 등 박스형 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판매 경쟁에 나서면서 시장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3강구도로 재편된 박스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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