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술소비 시장에서 부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막걸리(탁주) 산업의 진입장벽을 낮추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4일 "탁주 및 약주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제조시설 기준을 완화할 방침"이라며 "민간의 창업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현장조사를 거치고 관련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구체적인 완화 기준을 정하겠다"며 "연말까지 주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시행령상 탁.약주를 판매하려면 제조면허를 받아야 하고, 이를 위해 곡물에다 누룩, 효모를 섞어 발효시키는 발효조를 6㎘, 발효된 술을 여과시켜 상품으로 만드는 제성조를 7.2㎘ 용량 이상으로 각각 보유해야 한다.

정부가 막걸리산업의 규제완화에 나선 것은 최근 막걸리가 `웰빙술', `건강식품'으로 재평가받을 정도로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규제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다.

국세청이 집계한 막걸리(탁주) 출고량은 2002년 12만9천㎘로 바닥을 친 이후 2003년 14만1천㎘, 2004년 16만2천㎘, 2005년 16만6천㎘, 2006년 17만㎘, 2007년 17만1천㎘, 2008년 17만6천㎘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탁약주제조중앙회는 정부의 규제완화 방침에 부정적 입장이다.

지난 2000년 막걸리 공급지역 제한이 폐지된 이후 그동안 막걸리 제조업체들이 통폐합을 통해 자생력을 길러왔는데 군소업체가 등장할 경우 과연 경쟁력과 품질을 담보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탁약주제조중앙회에 가입한 회원수는 2000년 77개 지역협회의 1천300여개 제조장에서 현재 39개 지역협회의 400여개 제조장으로 급감한 상태다.

중앙회 관계자는 "지금도 대도시에 공급하는 중규모 이상 업체 외에 지역업체들은 자연도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막걸리 붐 때문에 규제를 풀겠다는 취지로 보이지만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