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2분기에 저점을 통과하더라도 저성장 궤도를 벗어나기는 힘들다. 기업들은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위기 관리에 주력해야 한다. "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장은 3일 삼성 사장단협의회에 참석해 이 같은 경제 전망을 제시했다. 정 소장은 "경제위기를 벗어나도 저성장이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기업들은 긴 호흡으로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가 환율 등 금융지표가 부분적으로 개선되더라도 위기의 본질이 해소될 때까지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 언제든 기업 부실 문제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있고 이는 금융회사 부실로 이어져 회복 기조 자체를 흔들어 놓을 수 있다는 것.

정 소장은 내수 기반 취약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는 "외환위기 때와 달리 전 세계가 경제위기에 처해 있는 데다 한국은 내수 기반이 취약해 급속한 회복은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정 소장은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은 상반기 -4.3%,하반기 -0.7%를 기록하며 1인당 국민총생산(GDP)은 4년 전 수준인 1만6783달러 선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상반기 -22.8%에 이어 하반기에도 -7.5%를 나타내 연간 -15.3%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상반기 3.5%에서 하반기 2.2%로 안정되며,원 · 달러 환율 역시 상반기 1345원에서 하반기엔 1145원으로 하향 안정될 것으로 관측했다. 연구소는 하반기에 민간 부문 성장 추동력이 미약하고 기업 부실 문제가 부각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부는 현재의 경기 부양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설명을 들은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은 "앞으로 많은 불확실성이 도사리고 있지만 사별로 장기 발전을 위한 투자는 꾸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삼성 관계자는 전했다.

김용준/박준동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