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부품제조업을 하는 P 사장은 2007년 9월 소기업 · 소상공인을 위한 공제제도인 '노란우산공제'에 가입했다. 세금공제 혜택도 큰 데다 폐업 등 사고 발생시 생활안정과 사업재기를 도모할 기반을 마련하자는 취지였다. P씨는 가입 후 월 70만원씩 납입,2007년과 2008년에 각각 280만원과 300만원의 소득공제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말 세계적인 경기침체 상황을 P씨도 비켜갈 수 없었다. 그는 지난 3월 눈물을 머금고 폐업신고를 냈다. 당장 생활비가 걱정인 그는 노란우산공제조합으로부터 1310만원의 공제금을 지급받았다. 통장이 정지되고,재산 압류 조치 등 어려운 상황을 맞았지만 공제금은 압류가 금지돼 그동안 납입한 부금액을 고스란히 목돈으로 돌려받을 수 있었다.

#사례2.제조업을 운영하는 중소기업 H 사장도 2007년 10월 노란우산공제에 가입,월 70만원씩 부금을 납부하다 지난해 3월께 공장 내 사고로 사망했다. 불의의 사고 후 막막했던 가족들은 H 사장이 납부한 금액의 150배인 1억500만원의 생계자금을 지급받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운영하는 '노란우산공제'가 경기침체와 저금리시대를 맞아 소기업 소상공인들의 목돈 마련 제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2007년 9월 초 선보인 노란우산공제는 출범 2년도 안돼 가입자 수가 2만명을 돌파하면서 순항 중이다. 노산우산공제 가입은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2만652명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중앙회는 공제 가입자들을 지원해주기 위해 보험회사(LIG손해보험)에 단체보험을 무료로 가입해 주고 있다.

이종열 공제사업본부장은 "노란우산공제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소상공인의 가입이 꾸준히 늘고 있으며 올 연말까지 가입자 수 2만5000명,기금조성액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15년에는 가입업체 수 7만5000명,기금조성액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소기업 · 소상공인을 위한 '사회보장장치'로 떠올라

노란우산공제가 인기를 끄는 비결은 소기업 · 소상공인이 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유일무이한 사회안전망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근로자는 법률에 의해 사업주가 부담하는 퇴직금,고용보험 등 보호장치가 마련돼 있지만 소규모 소상공인의 경우 부도 등 갑작스러운 폐업시 국민연금을 제외하고는 생활안정대책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전무했다.

노란우산공제는 매월 일정부금을 납입해 폐업 · 사망 등 공제사유가 발생했을 때 일시금으로 공제금을 지급,생활안정과 사업재기를 도모할 수 있도록 사업주의 퇴직금 마련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제도다. 이 제도의 강점은 매월 적은 돈을 납부하면서 폐업시 일시금으로 공제금을 지급받는데다 기존의 소득공제상품과 달리 별도로 연 300만원 추가 소득공제를 받는다는 점이다.

또 저축 · 보험상품과 달리 부도 등 최악의 상황에서 압류나 양도,담보제공이 금지돼 있다. 소상공인이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 법으로 보호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이 밖에 공제 가입자를 위해 LIG손해보험에 단체보험을 무료로 가입,상해로 인한 사망 및 후유장해 발생시 보험금을 월 납부액의 최대 150배까지 보상해주고 있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소기업 · 소상공인들의 사정을 고려해 납부한 금액 내에서 대출도 가능하다. 하지만 대출은 공제조합에 가입한 후 납부월 수가 12개월을 넘어야 대상이 된다. 노란우산공제 기금은 '안정'과 '고수익'을 운용목표로 삼고 있다. 사유 발생시 목돈을 한꺼번에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성된 기금은 연금 보험상품처럼 복리이자를 적용하고 있지만,별도로 운영사업비를 떼지 않는다. 따라서 운영사업비를 공제하는 다른 금융기관의 연금저축 등 소득공제상품과 비교할 때 노란우산공제 가입자는 1% 상당의 연복리 이자 혜택을 추가로 누릴 수 있다.

◆가입 대상 및 방법은

소기업인과 소상공인만이 가입할 수 있다. 광업 제조업 건설업 운송업 등은 상시근로자 수가 50인 미만,도 · 소매 서비스 등 기타업종은 근로자 수가 10인 미만 사업자들이 대상이다. 따라서 직원이나 대표 외의 임원,영위하는 사업체가 법인인 경우에도 비영리 법인의 대표는 가입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계약청약일 시점에서 1년 이상 사업을 영위한 사업자들만 노란우산공제의 가입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노란우산공제는 중복 가입이 불가능하다. 여러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업자는 1개 사업장을 택일해 가입해야 한다. 이 밖에 유흥주점을 비롯해 도박장,안마업 등은 가입 제한 업종이다.

노란우산공제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소정의 양식에 따라 청약서를 작성하고,부금을 자동이체하기 위한 예금계좌를 만들면 된다. 청약서에 첨부할 서류는 가입자의 신분증 사본,사업등록증 사본,상시근로자 수를 확인할 수 있는 원천징수이행상황신고서,법인 등기부등본 등이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