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자회사 KTF를 합병한 가장 큰 이유는 이동통신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기 위해서다. 모회사인 KT의 유선사업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차세대 통신의 주력인 이동통신을 자회사에만 맡겨둘 수 없다는 게 KT가 합병에 나선 이유다. 이동통신 사업은 KT의 분야별 매출 중에서도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당연히 합병 이후 승부수를 던질 분야도 이동통신이다.


◆이동통신 1위 세번째 도전

KT는 현재 이동통신 분야에서 31.5%의 점유율(가입자 1460만명)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공기업 시절부터 항상 국내 통신시장을 이끌어온 선두업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동통신 2위는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성적이다. 그동안 선두 도약을 위한 반전 카드도 여러번 꺼냈다. 1998년 이동통신 사업을 시작한 KT는 2001년 한솔PCS를 인수하며 선두 도약을 노렸지만 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을 인수하면서 선두탈환 기회를 미뤄야 했다. 2007년에는 1위 사업자 SK텔레콤에 한발 앞서 3세대(G) 이동통신(WCDMA) 전국망 서비스를 시작하며 다시 한번 반전을 도모했다. 지난 2년간 1000만명의 3G 가입자를 모집했지만 전체 시장 점유율은 제자리 걸음에 머물렀다. 보는 전화로 상징되는 영상통화를 앞세워 시장 반전을 노렸지만 기존 2세대 가입자를 3세대로 옮겨놓는 이상의 성과를 만들지 못한 것.

통합KT 출범은 세번째 1위 도전 카드다. KT의 서비스 노하우와 방대한 영업망,자금력,기술력 등을 KTF의 이동통신과 결합해 1위를 탈환하겠다는 게 합병 KT의 궁극적 목표다.


◆3W로 SK텔 넘는다

이동통신 시장 반전을 위해 꺼낸 카드는 '3W'다. 3세대 이동통신(WCDMA)과 휴대인터넷 와이브로(Wibro),무선랜(Wi-fi) 등 3가지 무선 서비스를 결합해 컨버전스 서비스를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개인 서비스에서는 소비자가 가진 단말기 환경에 따라 3W를 연동해 언제 어디서나 끊김없는 연동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예정이다. 여기에 누구나 서비스에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무선인터넷 사업도 접목한다. 이를 위해 범용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폰 라인업을 확대하고 오픈마켓을 만들어 모바일 콘텐츠 거래를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사용자들이 무선인터넷을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는 정액형 요금상품도 준비하고 있다. 모바일 기기를 통신 외에도 다양한 용도로 이용할 수 있도록 모바일신용카드,전자지갑 등의 신규 사업모델도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모바일 서비스에 정보,엔터테인먼트 및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통합해 2012년에는 현재 보다 2조원 이상 늘어난 매출 10조원대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게 통합KT의 목표다. 현재 1위 사업자 SK텔레콤이 12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것을 감안하면 향후 3~4년 내 1위와 어깨를 견줄 수 있는 사업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모바일IPTV 등 컨버전스 시장 주도

KT는 합병에 맞춰 회장 직속 조직으로 컨버전스와이브로사업본부를 신설했다. KT 미래상을 컨버전스 기술과 서비스를 통해 그리겠다는 포석이다. KT의 강점인 각종 유 · 무선 자원을 이용해 휴대폰,PC,TV 등 다양한 스크린을 넘나드는 유 · 무선 컨버전스(Fixed-Mobile Convergence) 시장을 만드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집에서 보던 IPTV를 스마트폰이나 PC에서도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모바일 IPTV를 비롯해 와이브로를 이용한 다양한 생활형 서비스들이 KT가 개발 중인 서비스들이다. 전국 서비스 권역을 갖춘 3세대 이동통신과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빠른 와이브로를 상호 보완적 관계로 결합해 고속 데이터 서비스를 확장하는 것도 KT가 주력하는 분야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