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면서 나타나는 '불황형 무역흑자'가 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5월 수출이 작년 같은 달에 비해 28.3% 줄어든 282억2500만달러,수입은 40.4% 감소한 230억7500만달러로 51억5000만달러의 무역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발표했다.

지난달 수출입 감소율이 확대된 것은 작년 5월 수출과 수입증가율이 각각 26.9%,29.6%에 달할 정도로 호조를 보여 수치상 감소폭이 일시적으로 커 보이는 '기저효과'가 작용한 때문이다. 여기에 조업일수가 0.5일 줄었고 월초 노동절 연휴의 집단휴가와 주요 수출품의 수출단가 하락도 감소율이 커진 원인이었다.

품목별로는 선박이 지난해 5월 수출호조(48억달러)에 따른 기저효과로 지난달 40억달러의 수출실적에도 불구하고 1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무선통신기기(-13%) 반도체(-24%) 철강(-34%) 등도 모두 큰 폭으로 수출이 줄었고 자동차와 석유제품의 수출 감소폭은 각각 53%，63%나 됐다.

지역별(1~20일 집계)로도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작년 동기 대비 22.8% 감소한 것을 비롯해 미국(-20.0%) 일본(-36.3%) 유럽연합(-20%) 아세안(-27.1%) 중남미(-32.1%) 등에서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은 국제유가 천연가스 등 원자재값 하락으로 40.4%나 감소했다. 이동근 지경부 무역투자실장은 "6월엔 조업일수가 작년 동월보다 늘어나는 데다 지난해 6월의 수출증가율(16.4%)도 상대적으로 낮아 감소율이 축소될 것"이라며 "환율과 유가가 급변하지 않는 한 앞으로 수출입 감소세가 개선되고 무역수지 흑자기조도 유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