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보다 수입이 크게 줄어든 소위 '불황형 흑자' 기조가 이어지며 무역수지가 4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지만 수출 감소세가 예사롭지 않아 걱정이다.

어제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5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무역수지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3%, 수입은 40.4% 각각 감소하며 51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비록 흑자는 지속됐지만 5월 수출 감소율은 올 들어 1~4월까지의 평균 수출 감소율 23.4%를 크게 앞질러 혹시 수출 감소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 5월 수출 내역을 보면 이런 우려가 결코 기우(杞憂)가 아님을 금세 알 수 있다. 그동안 수출을 주도했던 선박류 수출이 14% 감소한 것을 비롯 가전(-54%) 자동차(-54%) 자동차부품(-38%) 철강(-33%) 일반기계(-28%) 반도체(-24%) 등 주력 품목 수출이 모두 크게 줄었다.

물론 정부가 밝힌대로 지난해 5월 수출이 이례적으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기 때문에 전년 동기와 비교할 때 올 5월 수출 감소폭이 유난히 큰 것으로 보이는 소위 '기저효과'의 영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으로 수출이 조만간 증가세로 반전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와 관련 업계의 공통된 지적임을 감안하면 수출 감소세를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될 것이다.

특히 최근 약세로 돌아선 원 · 달러 환율과 급등세를 보이는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은 모두 수출에는 마이너스 요인들이어서 유가 상승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올 하반기에는 '불황형 흑자'마저 그 폭이 크게 축소(縮小)될 것으로 우려된다. 수출 외에는 마땅히 기댈 곳도 없는 와중에 수출이 급감한다면 이는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정부는 6월 수출은 다시 호조로 돌아설 것이라고 하지만 안이한 판단은 금물이다. 업종별 지역별 수출 동향을 면밀히 점검, 어떤 애로가 있는지 수시로 파악하고 수출보험 확대와 해외 마케팅 지원 등 정책적 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업계 역시 원가절감과 시장개척 등의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되는 것은 물론 노사가 화합해 단 한 개의 품목이라도 더 수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안된다. 총력 수출체제를 다시 한번 점검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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