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의 수익창출능력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금융연구원 서병호 연구위원이 31일 펴낸 `은행의 이익창출능력 국제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이익창출능력 지표인 핵심이익률(이자이익+수수료이익/총자산)은 2004년 2.71%에서 2005년 2.55%, 2006년 2.36%, 2007년 2.30%, 2008년 2.07%로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은행의 핵심이익률(2.07%)은 일본(1.55%)보다는 높았지만 미국(3.92%), 스페인(2.66%)보다는 낮았다.

특히 국내 은행의 수수료 이익이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22%에 불과해 미국(1.41%), 스페인(0.78%), 일본(0.55%)에 크게 못 미쳤다.

서 위원은 "국내 은행이 수수료 수익을 펀드와 방카슈랑스 판매 등에 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뒤 "핵심역량과 마케팅 강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내 은행들의 대표적인 병폐로 꼽히는 `쏠림현상'을 개선하려면 브랜드 마케팅이나 자산관리와 같은 `핵심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위원은 이날 함께 펴낸 `국내 은행산업의 쏠림현상과 핵심역량' 보고서에서 "미국 서브프라임 부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주택담보대출 쏠림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쏠림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으로는 ▲경영진의 성과보수 체계 ▲KPI(경영성과평가) 등 임직원의 성과 시스템 ▲선도은행을 목표로 한 외형 경쟁 ▲은행간 차별성 부족 등을 꼽았다.

서 위원은 "비즈니스 모델은 물론 마케팅, 조직문화, 성과시스템, 위험관리시스템, 수수료 수익비중 및 수익원, 예대율 등에서 뚜렷한 차이가 없는 은행들이 경쟁을 하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이 중요하다"며 "이것이 선도은행 경쟁으로 연결된다면 쏠림현상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내 은행이 현재의 업무영역을 유지하면서 관계금융, 컨설팅, 교차판매, 브랜드 마케팅, 지주회사 체계를 통한 비은행 부분 강화 등 비교우위 분야를 발굴해 육성하면 예금, 대출시장에서의 과당경쟁 현상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렇게 되면 은행위기에 따른 혈세 낭비를 예방할 수 있고 소비자 후생이 증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다른 은행과 차별되는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직원들의 높은 전문성이 필요하다"며 "직군을 일반직, 전문직 등으로 나누고 각 직군의 연봉체계를 구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