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급등하고 주택압류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모기지은행협회(MBA)는 28일 올 1분기 모기지 연체율이 9.12%로 전분기(7.88%)에 비해 1.24%포인트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 같은 연체율 증가는 1972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큰 폭이다. 모기지 연체가 늘어난 것은 극심한 경기침체로 실업자가 급증한 결과로 풀이된다.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연체자가 늘면서 주택압류 비율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전분기 1.08%였던 주택 압류비율은 1분기 1.37%로 치솟았다. 모기지 연체와 압류가 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들이 정책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제이 브링크맨 MB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부가 주택 안정대책을 발표할 때까지 대형 금융사로 하여금 주택압류를 유예하도록 유도하면서 작년 4분기 주택압류가 주춤했던 만큼 1분기 압류 증가는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이 안정될 때까지 주택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압류가 늘면 압류당한 주택들이 시장에 매물로 나와 결국 주택 가격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특히 최근 들어 서브프라임(비우량) 모기지 외에 우량 모기지에서도 부실이 증가하는 추세다. 경제 격주간지 포천은 상업용 부동산 모기지 부실이 커져 정부 구제금융의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모기지 금리도 급등,변동금리로 돈을 빌린 가계의 이자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국책 모기지업체인 프레디맥에 따르면 이날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4.91%로 전주보다 0.09% 뛰었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