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월 한창 고조됐던 동유럽의 금융위기가 한풀 꺾였다는 진단이 나왔다.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의 디에트마르 호른웅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28일 프라하에서 가진 회견에서 민간 투자자들과 은행들이 동유럽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동유럽의 긴박한 금융위기는 더이상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호른웅은 동유럽에 진출한 서유럽 은행들이 영업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한 점을 감안하면 동유럽이 금방 디폴트(국가부도)에 빠질 것 같은 위기는 사라졌다고 밝혔다.

그는 신용등급이 'A'인 체코 및 슬로바키아, 'A2' 등급인 폴란드 등이 이번 금융위기에서 동유럽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들 3개국은 이번 금융위기 속에서도 이전의 국가 신용등급을 유지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다만 호른웅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에 힘입어 금융위기 가능성을 낮춘 발틱 국가와 헝가리의 경우 여전히 유동성 문제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라트비아의 경우 금융위기 이전 'A2'인 신용등급이 현재 투자적격 마지막 단계인 'Baa3'로 하향조정됐으며, 이 기간 헝가리의 신용등급도 'A2'에서 'Baa1'로 떨어졌다.

호른웅은 또 무디스는 동유럽 국가들의 재정적자 문제는 경기가 회복되면 정부 재정수지가 호전될 것이기 때문에 우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동유럽 국가들은 급속한 경기침체에 따른 세입 감소 등으로 인해 재정적자가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동유럽에서 금융위기가 진정되면 재정적자 이슈가 부각될 것이라는 일각의 분석에 대해 무디스는 견해를 달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호른웅은 동유럽 경기 전망에 대해선 여전히 불안한 상황에 있으며 경기회복 여부는 전세계 경기회복 여부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무디스의 평가는 최근 동유럽 국가들이 속속 외화채권 발행에 성공하고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하락하는 등 동유럽 금융위기 우려가 완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