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자동차 연비 규제보다 더욱 엄격한 연비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28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내년 초 시행을 위해 업계에 회람시키고 있는 새 연비 규제안에 따르면 2015년까지 자동차 평균 연비를 18% 높이도록 돼 있다.

NYT는 업체별 연비 평균을 적용하는 미국식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중국의 자동차 평균 연비가 올해 갤런당 35.8마일(ℓ당 15.1㎞)에서 2015년 42.2마일(ℓ당 17.7㎞)로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주 오바마 대통령은 2016년까지 자동차 평균 연비를 갤런당 25마일(ℓ당 11.7㎞)에서 35.5마일(ℓ당 15.1㎞)로 높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NYT는 중국은 미국보다 소형차 시장이 크기 때문에 자동차 연비가 더 높다며 석유 대외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연비 규제를 강화하기로 한 것으로 분석했다. 연비를 끌어올림으로써 대기오염을 줄이고 중국산 자동차의 수출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중국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연비 제고는 소형차 생산에 집중하고 있는 토종 자동차에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새 연비 규제안이 시행되면 중형차의 경우 연비가 26% 올라가지만 초소형차는 연비 상승폭이 9%에 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도요타 현대차 등 현지 진출 외국 자동차 업체들은 연비 제고를 위해 생산모델의 재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 등이 엄격한 환경기준이 요구되는 친환경차 테스트 베드를 구축해 향후 친환경차가 주도할 글로벌 자동차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정부는 배기가스 기준이 일정 수준에 못 미치는 차량의 운행 금지 지역을 확대하고 친환경차로 교체할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친환경차 산업 육성을 위한 여건 만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이 △수입 자동차에도 연비 규제를 적용할지와 △배기량별 최소 연비를 적용하는 방식을 업체별 평균으로 하는 미국식으로 바꿀지도 주목된다고 전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