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대출 순증규모 37조→32조로

정부가 국내 은행과 외화채무 지급보증 양해각서(MOU)를 다시 체결하면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요구비율을 기존 11~12%에서 10%로 하향 조정했다.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연간 순증 목표도 기존 37조 원에서 32조 원으로 낮췄다.

금융감독원은 28일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과 협의를 거쳐 18개 은행과 외화채무 지급보증 MOU를 다시 체결했다고 밝혔다.

국회가 지난 4월29일 지급보증 기한을 올해 6월 말에서 연말로 연장하고 지급보증 대상 채권도 만기 3년에서 5년까지로 확대하는 내용의 국가보증 동의안을 통과시킨 데 따른 것이다.

감독당국과 은행이 새로 체결한 MOU에 따르면 은행별 최저 BIS 요구비율이 기존 11~12%에서 10%로 일괄 하향 조정됐다.

자기자본에서 후순위채 등 보완자본을 빼고 계산한 기본자본(Tier) 최저 요구비율도 기존 8%에서 7%로 낮아졌다.

또 중소기업 대출수요가 감소 추세인 것을 감안해 은행별 중기대출 목표금액을 삭제하고 목표비율만 유지하기로 했다.

기업은행의 중기대출 비율은 기존 87.6%에서 77%로 낮아진 반면 대형 시중은행(45%)과 지방은행(60%)의 대출비율에는 변화가 없었다.

올해 은행권의 중기대출 목표비율은 평균 52.6%에서 50.4%로 낮아졌다.

금감원은 은행별 목표금액을 삭제하고 평균 대출비율을 낮춤에 따라 연간 중기대출 순증규모가 37조 원에서 32조 원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감독당국은 실질적으로 중소기업지원 성격이 있는 중소기업 구매자금 전용대출 등도 중기 지원실적으로 인정키로 했다.

은행들은 경영합리화 차원에서 임원연봉, 스톡옵션 등 보수체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임직원에 대한 성과지표 및 보상체계를 장기업적평가 위주로 개편해야 한다.

금감원 외환업무실 도보은 팀장은 "이번 수정 MOU는 은행들의 대출여력 확보를 위해 최저 BIS 요구비율을 낮추고 중소기업에 편중된 대출부담을 줄이는 것이 핵심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앞으로 MOU 이행실적을 격월로 평가하고, 이행실적이 미흡한 은행에는 지급보증한도 축소, 보증수수료 상향 등의 불이익을 줄 방침이다.

은행들의 MOU 이행현황은 격월로 국회에 보고된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