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티르, 금융시장 규제강화 촉구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말레이시아 총리는 디지털 시대의 지식 남용으로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찾아왔다고 28일 지적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SBS 주최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 기조연설에서 "디지털 시대의 우수한 인재들이 노동과 생산 없이 돈을 벌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 금융시스템을 남용한 탓에 금융위기에 봉착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지식은 올바른 방향으로 선도되지 않으면 오히려 해를 가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며 "금융 시장의 모든 것이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고도의 금융 공학으로) 물건도 만들지 않고 일자리도 창출하지 않으면서 돈만 벌고 있다.

제품과 서비스 제공 없이 돈만 번다면 어떤 세상이 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현 금융 경제 시스템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는 "금융 위기의 발원지인 미국도 정부가 은행권을 감독해선 안 된다는 방식에서 어느 정도 감독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다"며 금융 시장에 대한 규제와 감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마하티르는 "디지털 세계가 성숙하면서 세계적인 불균형과 빈부격차는 심화할 것이고 대량 살상과 인권 침해가 더욱 손쉽게 이뤄질 것"이라며 "디지털 시대의 진정한 혜택을 누리려면 우리의 가치와 문화에 획기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