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도가 높은 우량기업이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발행하는 1년이내 무담보 어음인 기업어음(CP) 금리가 역대최저 수준인 3% 아래로 떨어졌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1일 물 CP금리는 전날보다 0.01%포인트 떨어진 2.99%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8년 6월 이후 역대 최저치로 하락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이듬해 한 때 18.30%까지 치솟았던 CP 금리는 작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당시 6∼7%를 유지했다가 올해 1월 5%대로 떨어진 데 이어 2월부터는 3%대를 유지해 왔다.

CP금리가 3%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집계 시작 후 처음이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금융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CP 금리가 역대 최저로 떨어진 것은 자금시장의 양극화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투협 신동준 채권시장팀장은 "최근 CP 금리는 뚜렷한 장세변화에 의해 급작스레 떨어지기보다는 하루하루 0.1%포인트씩 하락해 역대 최저치에 이르렀다"면서 "자산관리계좌(CMA),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자금 운용파트에서는 등급이 높은 우량기업의 CP를 사고 싶어하지만, 해당 우량기업들은 자금 수요가 없어 발행이 뜸한 관계로 금리가 떨어지면서 CP가격이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최석원 채권분석파트장은 "비우량기업은 여전히 자금을 구하기가 어려운 반면, CP를 발행할 수 있을 정도의 우량기업은 이미 유동성을 확보, CP를 발행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우량기업들이 아직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북핵 문제 등으로 인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자금이 CP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