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반만에 최대감소…684조원

세계적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 여파로 우리나라 전체 가계의 빚이 5년 9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감소폭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3분기 이후 10년 6개월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1분기 중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683조6천528억원으로 전분기보다 4조5천935억원(0.7%) 감소했다.

가계신용 잔액이 감소한 것은 2003년 2분기 이후 처음이며 감소폭은 1998년 3분기 7조1천억원 이후 10년6개월 만에 최대폭이다.

가계신용 잔액을 통계청의 2008년 추계 가구 수(1천667만3천162가구)로 나누면 가구당 부채는 약 4천100만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분기의 약 4천128만원보다 28만원가량 줄어든 규모다.

은행과 저축은행 등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647조6천890억원으로 6천383억원 감소했고 신용카드사, 백화점 등을 통한 외상 거래인 판매신용 잔액은 35조9천638억원으로 3조9천553억원 줄었다.

예금은행 대출은 부동산 규제완화와 저금리 등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이 7조6천193억원 증가하면서 전분기보다 3조5천451억원 늘었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은 리스크 관리 강화와 금리 경쟁력 악화 등으로 2조1천715억원 감소했으며 여신전문기관과 국민주택기금 등 기타 금융기관 대출도 2조118억원 감소했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 잔액 중 예금은행의 비중은 전분기 59.9%에서 1분기 60.5%로 상승한 반면 신용협동기구와 여신전문기관의 비중은 각각 18.2%와 4.8%에서 18.0%와 4.5%로 떨어졌다.

예금은행 가계대출을 용도별로 보면 주택용도 대출이 전분기의 43.5%에서 44.7%로 1.2%포인트 상승한 반면 소비 등 기타 용도 비중은 56.5%에서 55.3%로 하락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의 가계대출 잔액이 282조8천238억원으로 4조375억원 늘어나 전분기(4조3천6억원)와 비슷한 규모로 증가했지만 비수도권은 109조2천944억원으로 4천924억원 줄어들면서 전분기 6천334억원 증가에서 감소로 전환됐다.

판매신용은 여신전문기관을 통한 판매신용이 신용카드사의 리스크관리 강화와 무이자 할부 등 부대서비스 축소, 할부금융사의 할부금융 채권 매각 등으로 3조9천171억원 감소했고 백화점, 자동차사 등 판매회사를 통한 판매신용은 381억원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실물경제가 위축되면서 소비가 줄어든 데다 금융기관들이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면서 카드 사용액 등이 감소했다"며 "작년 11월 이후 규제 완화 등으로 주택관련 대출이 늘면서 예금은행 대출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