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럽 일본에서 장기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3월 이후 세계경제가 바닥을 쳤다는 기대감이 확산된데다 최근 각국의 재정적자 확대와 국채 신용등급 하락 등의 영향으로 금리가 뛰고 있는 것이다. 장기 금리가 오르면 예금금리가 상승하는 반면 은행들의 기업 대출금리나 주택담보 대출금리도 함께 오르는 요인이 돼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미국의 장기 금리 지표인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주말 연 3.4%로 6개월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작년 12월말에는 사상 최저인 연 2%선까지 떨어졌었다. 독일의 10년만기 국채 금리도 연 3.46%로 작년말과 비교해 0.5%포인트 이상 올랐다. 일본의 10년만기 국채금리는 1.4%로 같은 기간중 0.26%포인트 뛰었다. 영국에서도 장기 금리가 상승 기조를 타고 있다.

미국에서는 3월초 주가가 오르기 시작한뒤 장기 금리가 상승세를 탔다. 각국의 금융안정화 대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내면서 지나친 비관론이 후퇴하기 시작한 게 계기였다.

경제위기로 인해 작년 하반기 주요국의 장기 금리가 속락하던 분위기가 반전된 것이다. 최근엔 각국이 경기부양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앞다퉈 국채 발행에 나서면서 금리 상승(국채값 하락)이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에선 주식 달러 국채의 값이 모두 하락하는 소위 '트리플 약세'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의 달러 가치 하락은 미 수출상품의 경쟁력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달러의 신인도 저하로 이어질 경우 세계경제의 혼란 요인이 될 것이란 우려도 크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