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세계 각국의 노력이 확산되면서 '그린 비즈니스'가 뜨고 있다. 지구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주택을 지으려는 '제로 카본(Zero-carbon)' 프로젝트부터 폐 가전 제품에서 희귀 광물을 뽑아내는 '도시광산(urban mining) 비즈니스'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25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제로 카본 주택' 정책을 도입,2016년부터 짓는 모든 주택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완전히 제로화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건축 · 건설회사들은 에너지 효율성,태양광 패널,지역난방 시스템 등 주택 설계 초기 단계부터 근본적으로 새로운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영국 정부는 2050년까지 온난화 가스 배출을 1990년 대비 80% 수준으로 감축하겠다는 기후변화법상의 목표를 맞추기 위해선 이 같은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영국 가정의 에너지 사용은 영국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의 27%를 차지한다.

영국은 2019년부터는 신규 상업용 건물에도 '제로 카본'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영국 에너지 · 기후변화부는 2050년까지 기존 주택이나 건물도 '제로 카본'에 근접할 수 있도록 가정 난방 시스템 개조 등 일련의 자발적 조치를 제안하고 있다.

전자업계에선 구형 제품 회수 및 재활용을 위한 프로젝트를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휴렛팩커드(hp)는 지난해 2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시범적으로 폐 컴퓨터 처리 공장을 가동했다. 19명이 고용된 이 공장에선 낡은 컴퓨터를 손질해 다시 판매하거나 완전 분해해 금속 또는 플라스틱 재활용업체에 넘긴다. 미국 최대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는 지난 2월 폐가전 제품을 되사주는 친환경 프로그램 대상을 TV로 확대했다. 공짜 또는 10달러의 처리비용을 내고 베스트바이에 폐품을 넘기면 고객들은 10달러짜리 기프트카드를 받는다.

일본에선 한발 더 나아가 폐 휴대폰,PC 등을 재활용해 희귀금속 자원을 추출하는 '도시광산' 사업이 활발하다. 이는 폐 휴대폰이나 가전제품을 분해하고 녹여 금속 자원을 추출,이를 다시 판매하는 재활용사업이다. 일본 물질재료연구소는 일본 도시광산의 금 매장량이 6800t에 달한다는 흥미로운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세계 금 매장량의 16%에 해당한다. 서울시도 3월 일본 사례를 본떠 '도시광산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의 대표적 관광지인 발리는 늘어나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발리 주민들은 전통적으로 야자나무 잎 등에 음식을 싸 먹어 쓰레기 문제가 없었으나 관광객들이 늘면서 플라스틱 용기 등 썩지 않는 폐기물이 급증하고 있다. 발리섬 당국은 2004년 미생물을 활용해 폐기물을 처리하는 기술을 갖고 있는 한 회사와 쓰레기처리 계약을 맺었다. 이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발리섬 4개 마을에서 매일 800t의 쓰레기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중국에선 풍력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풍력을 비롯한 새 에너지원 개발을 위해 2020년까지 3조위안(약 540조원)을 투입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풍력 발전은 2020년이면 현재의 11배인 연간 1억㎾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