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비시장의 화두는 웰빙,프리미엄,건강이다. 농심은 웰빙 등 세 가지 트렌드에다 간편함이라는 장점을 더한 '둥지냉면'을 지난해 5월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동안 냉면은 조리하기가 까다로워 주로 냉면 전문점이나 고깃집에서 후식으로 먹는 음식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농심은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냉면'이라는 역발상 컨셉트로 이 제품을 선보여 단숨에 히트 상품을 만들었다.

'둥지냉면'은 지난해 월 평균 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냉면 비수기'인 겨울철에도 꾸준히 팔리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이른 더위에 힘입어 판매에 가속도가 붙으며 전달에 비해 60%가 넘는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농심은 이런 성장세로 볼 때 올해 매출 목표인 25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둥지냉면'이 인기를 끄는 것은 기존 냉장유통 냉면이 아니라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는 건면 제품이기 때문이다. 보관이 쉽고 1인분씩 포장돼 있어 용량 부담 없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둥지냉면'은 궁중냉면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고종 황제가 즐기던 궁중냉면을 재현한다'는 컨셉트로 개발했다. 특히 국산 배와 무로 담근 동치미 육수를 사용해 맛이 시원하고 담백하다. '비빔냉면' 역시 홍고추를 직접 갈아 만든 비빔장을 저온에서 7일간 숙성해 매콤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농심은 '둥지냉면'을 개발할 때 '네스팅(Nesting)' 공법을 사용했다. 네스팅 공법은 냉면 면의 특성상 건면 형태로 만들기 어려운 문제를 극복하고 면발의 쫄깃한 식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 새로운 형태의 면 제조 공법이다. 덕분에 상온 저장이 가능해 대량으로 구입해 장기 보관할 수 있다.

농심은 '둥지냉면'에 자체 라면 제조 노하우에다 이탈리아의 건면 파스타 제조 기술을 접목시켰다. 이를 위해 2년의 연구 기간에 새의 둥지 모양으로 면발을 잡기 위해 밀 144t,메밀 5t 등을 소비했다는 후문이다. 농심은 올해를 '냉면 세계화의 원년'으로 삼았다. '둥지냉면'을 냉면 세계화의 첨병으로 삼아 미국 일본 중국 등에 대한 수출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