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의 무리한 자산확대 경쟁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김준현 금감원 저축은행서비스국장은 21일 저축은행 경영건전성 제고를 주제로 한 워크숍에서 "금융위기 등으로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총자산 규모는 오히려 증가하는 등 저축은행이 지나친 외형 확장경쟁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 올해 3월 말 현재 저축은행의 총자산은 71조1천억 원으로 작년 9월 말에 비해 6조2천억 원(9.5%) 증가했다.

김 국장은 "불리한 경영환경에서 단기간 무리한 자산확대는 과도한 위험을 축적하게 됨으로써 미래의 부실화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며 "외형성장보다는 보유자산의 건전성 제고 등 내실을 다짐으로써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금리하락에도 작년 말에 유치한 고금리 수신,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이자비율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며 "조달비용과 운용수익 등을 분석해 금리 위험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김 국장은 "이번 6월 말 결산에서 건전성 지표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저축은행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건전성 지표가 양호하게 나올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연체채권 관리와 충당금 적립, 이익의 내부유보 및 추가 자본확충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축은행의 경영위기에 대비한 긴급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며 "조기경보모형의 유의성을 제고하기 위해 새로운 지표를 개발, 보완해 위기 사전예고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제 발표에 나선 이건호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저축은행은 거액여신을 취급하게되면 충분한 포트폴리오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성장전략 선택에 있어 자산건전화와 더불어 철저한 분산화 전략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금감원 대강당에서 열린 워크숍에는 김종창 금감원장과 김석원 저축은행중앙회장을 비롯해 현직 저축은행 대표이사들이 대부분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