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상승에 긍정적 신호"

순매도로 일관했던 미국계 자금이 22개월만에 `사자'로 돌아서면서 증시 상승의 청신호를 던져주고 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금 중 미국계 자금은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4천489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여 2007년 6월 이후 22개월만에 처음으로 월별 순매수를 기록했다.

미국계 자금은 지난해 한국 주식을 대대적으로 팔아치워 국내 증시 폭락의 주범이 됐었다.

지난해 미국계 자금의 월별 주식 순매도 현황을 보면 6월 1조원, 7월 2조9천억원, 8월 1조8천억원, 9월 3조1천억원, 10월 2조9천억원 등 5개월 동안 10조원이 넘는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6월 1,800대에서 10월에는 900선 밑으로 떨어지는 폭락세를 겪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정되기 시작한 지난해 12월부터는 월별 순매도 규모가 1조원 밑으로 떨어져 `팔자' 추세가 현저히 약화됐으며, 올해 4월부터는 드디어 순매수 기조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미국계 자금의 이 같은 `귀환'에 대해 국내 증시에 상당히 긍정적인 의미를 가진 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로서 현금 확보를 위해 신흥시장에서 주식을 팔아치우는데 여념이 없었던 미국계 금융기관이 `사자'로 돌아선 것은 그만큼 국내 증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증거라는 분석이다.

더구나 미국계 자금은 룩셈부르크, 케이만아일랜드 등 조세회피지역에서 투자하는 헤지펀드 자금과 달리 연기금이나 투자은행 등의 중장기 자금이 대부분이어서 더욱 긍정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굿모닝신한증권의 이선엽 애널리스트는 "미국계 자금의 유입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완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추세적인 유입을 점치게 하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비금융주 공매도 규제 해제도 외국인 순매수 기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대우증권의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고평가된 일부 종목에 외국인의 공매도가 집중될 수는 있겠지만 경기회복이나 기업 실적 개선 등을 감안하면 전반적인 순매수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