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SK브로드밴드 연봉 5% 반납 추진
SK텔레콤 등도 임금 인상 자제 분위기


그동안 잘나가던 통신업계에 때아닌 '임금 삭감'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KT가 최근 노조와의 임금실무소위원회 회의에서 연봉의 5%를 반납할 것을 요청한데 이어 SK브로드밴드 팀장급 직원들도 이달부터 연봉 5%를 자진 반납하겠다고 결의했다.

IT산업의 첨병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며 높은 연봉을 자랑, 여타 업계의 부러움을 샀던 통신업계로서는 유례없는 일이다.

업계는 KT와 SK브로드밴드가 최근 통신시장의 성장정체와 초고속인터넷, 유선전화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자 고용안정을 조건으로 임금 삭감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두 회사는 앞서 올해 초에 임원들에 대해서도 연봉 10% 반납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지난해 종업원 1인당 평균 5천455만원씩 총 1조9천586억원의 임금을 지급했던 KT는 임금총액의 5% 반납이 성사될 경우 연간 1천억원의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KT 관계자는 "수익성이 좋은 KTF와의 합병이 성사됐지만 시너지를 높이려면 기존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 등 주력 사업부문에서의 비용절감이 필요하다"면서 "대신 합병에 따른 유휴인력을 정리하지 않기로 한 만큼 노조도 회사 측의 고민을 이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금 동결과 합병 특별위로금 100% 지급을 요구하고 있는 KT노조는 회사 측의 안에 대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영업손실 227억원, 당기순손실 988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94억원의 영업손실을 봐 적자행진을 이어가 팀장급 중간간부들이 자발적인 '희생'을 결정했다.

올해도 망 고도화를 위해 막대한 투자비를 지출할 수밖에 없어 연간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직원들의 고용을 안정화하려면 임금삭감 외에 대안이 없다는 분위기가 한몫했다.

한편 지난 1분기 막대한 흑자를 기록한 SK텔레콤과 LG데이콤, LG파워콤, LG텔레콤 등도 올해 경영환경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임금 인상을 자제할 움직임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 기자 y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