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커 출력을 10배 높인 TV,채식주의자 냉장고,힌두어 음성알림 세탁기….

LG전자가 인도 소비자들을 겨냥한 맞춤형 제품들이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고있다. 대표적인 효자상품은 LCD(액정표시장치) TV와 휴대폰 등으로 두 품목의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00%와 30%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지 특화 제품들의 판매량이 늘어나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 보다 10% 늘어난 21억달러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인도시장 맞춤형 LCD TV의 남다른 점은 스피커다. TV를 켜면 500와트(W) 출력의 대형 스피커가 나타난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TV 스피커 출력(30~50W)의 10배가 넘는다. TV를 크게 틀어놓고 노래와 춤을 즐기는 현지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휴대폰에도 출력이 좋은 스피커가 달려있다. 집에서 휴대폰 통화를 할 때 스피커를 켜 두는 소비자가 많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MP3 음악파일을 저장한 휴대폰을 오디오처럼 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채식주의자들을 겨냥한 냉장고도 별도로 나왔다. 야채를 보관하기 쉽도록 내부 공간의 구조를 바꿀 수 있게 설계했다. 약품과 화장품을 보관하는 공간도 별도로 마련돼 있다.

세탁기는 세탁 전 과정을 힌두어와 영어로 안내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에어컨에는 '멀티 리모컨'이 달려있다. 에어컨 리모컨으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선풍기까지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전자레인지에는 인도인들이 좋아하는 요리 77가지를 만들 수 있는 기능을 넣었다.

신문범 인도법인장(부사장)은 "고객의 집을 방문해 생활 패턴을 면밀히 관찰한 후 제품을 설계했다"며 "현지 소비자들의 취향을 고려한 특화 제품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