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양보 못얻으면 파산보호 불가피

제너럴모터스(GM)가 자구책 시한인 6월1일을 2주 정도 남긴 상황에서 해외 공장에서 생산된 자동차를 수입하는 문제로 노조와 갈등을 빚어 파산보호 신청을 피하기 위해 절대적인 노사간 합의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구조조정을 위해 노조의 양보를 얻어내고 채권단과의 채무 조정에도 합의해야 하는 GM이 노조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파산보호 신청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GM은 생산비 절감을 위해 중국과 멕시코, 한국, 일본내 공장 등으로부터의 차 수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나 전미자동차노조(UAW)는 사측이 구조조정을 위해 미국내 공장을 대거 폐쇄하고 일자리를 줄이면서 외국차를 수입한다는데 크게 반발하고 있다.

UAW는 17일(현지시간) 밤 노조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GM의 차 수입과 공장 폐쇄에 항의하는 전화나 이메일을 할 것을 요청했다고 AP통신은 18일 보도했다.

UAW는 이메일에서 "UAW는 미국내 16개 공장을 폐쇄하면서도 이와 동시에 멕시코와 한국, 일본,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차를 크게 늘려 미국에 팔려는 GM의 계획에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GM은 자구책을 통해 미국 내 47개 공장중 16개를 닫고 2만1천명의 공장 근로자를 추가로 감원하고 내년 가을까지 딜러망도 1천100개 줄일 계획이다.

GM은 의회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서도 2011년부터 중국으로부터 소형차를 수입하기 시작해 2014년에는 그 수를 5만1천대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GM은 현재도 미국 내 판매차량의 3분의 1 가량을 수입해 오고 있다.

노조는 미국에서는 대규모 감원과 구조조정을 하면서 수입 차를 늘리는 것은 결국 미국 내 일자리 감축에 따른 노조원들의 희생의 대가로 회사를 살리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노조가 회사측의 차 수입 증대 계획에 반발함에 따라 자구책 마련을 위한 노사 협상에도 진통이 일고 있다.

GM은 수익성과 생존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저비용으로 생산된 해외 공장의 자동차 수입을 늘릴 수밖에 없는 처지고, 정부도 이에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GM이 신속하게 수익성 있는 회사로 거듭나기를 희망하고 있는 정부는 이런 GM의 계획을 수용한 듯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이에따라 수익성 있는 회사로 거듭날 방안을 마련하면서도 노조의 양보도 얻어내야 하는 GM으로서는 노조와의 협상에서 묘수를 찾아야할 사정이다.

GM은 또 퇴직자건강보험 펀드에 회사측이 출연키로 한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회사측이 내야할 200억달러 중 절반을 회사 지분 약 39% 정도로 맞교환 하는 문제도 노조와 협상을 마쳐야 한다.

노조는 이번주부터 사측과 강도 높은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고 있어 파산보호를 피하기 위한 GM의 노사협의가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