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경기부양책이 인플레이션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며,이에 따라 경기부양 속도를 높여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경제신문과 한국경제TV 주최로 19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에 참석한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와 노버트 월터 도이치뱅크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은 세계 각국이 쏟아내는 경기부양책이 결국 인플레이션을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라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것은 큰 홍수(금융위기)가 났는데도 위기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며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가 보다 과감한 재정 및 금융정책을 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월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경기 회복이 늦어진다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작겠지만 만약 빨라진다면 상황이 다르지 않겠냐"는 채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의 지적에 대해 "세계 경제가 회복하더라도 지금까지의 성장률을 크게 밑돌 것"이라며 "유동성이 과대해지면 중앙은행이 이를 빠르게 흡수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컨퍼런스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는 최악의 국면을 벗어났지만 안정화를 거쳐 실질적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경기 침체가 올 하반기에 끝나더라도 노동시장의 악화는 2013~2014년까지 계속될 수 있다"며 "세계 경제가 1990년대 일본처럼 '잃어버린 10년'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제임스 맥코맥 피치 아시아국가 신용등급 담당 이사는 "현재 한국 정부에서 취하고 있는 위기 대응책은 아주 긍정적"이라며 "이 같은 정책은 한국의 위기 탈출을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3분기에 발표할 예정"이라고만 말했다.

18일부터 이틀간 열린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는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막을 내렸다.

서욱진/이상은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