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금융위기 속에서도 대한생명에선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올린 보험왕이 탄생했다. 유현숙 SM(용산브랜치 · 40세)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한 해 동안 73억원의 매출을 올려 2009 대한생명 연도상 보험여왕 수상자로 선정됐다. 세일즈 매니저인 유씨가 혼자 올린 매출은 설계사 30~40명의 매출액에 해당된다. 지난 한 해 보험시장이 전반적으로 하향세였던 점을 감안하면 그의 실적은 더욱 놀랍다.

고객서비스 역시 대한생명 내에서 1등이다. 맞춤형 보험영업으로 고객만족도의 척도인 13회차 계약유지율이 99.8%를 기록했다. 지난해 판매한 141건의 보험계약 중 단 한 건만이 고객의 불가피한 사정으로 해지됐을 뿐이다.

유씨는 1989년 학업을 병행하면서 패스트푸드점 아르바이트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한동안 전업주부로 생활하던 유씨가 재무설계사(FP)활동을 시작한 것은 1996년.하지만 영업이 한창이던 1998년 외환위기가 닥쳐왔다. 많은 고객이 해약하는 등 영업 자체가 힘든 시기였지만 유씨는 매일 새벽 1시 서울 동대문 의류시장으로 출근,상인들에게 재테크 상담을 해줬다.

그 결과 '돈이 생기면 유현숙을 찾아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고객들에게 인정받게 됐다. 그는 "신뢰를 바탕으로 고객의 꿈에 닿아야만 보험계약이 이뤄진다"며 "서두르지 않고 진심으로 고객을 위해 성실히 일해야만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씨는 고액의 자산가를 중심으로 한 VVIP마케팅으로 지속적인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 기존 활동무대인 동대문 새벽 의류시장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시장을 찾아나선 것이 주효했다. 중소기업 CEO,개인사업가 등 고액 자산가가 그의 주요 고객이다. 또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토지보상금 수령 고객을 찾아 효과적인 자산운용을 위한 재테크 상담을 제공한다.

보험은 물론 증권,부동산,세무 등 재테크 전반에 대한 종합재무설계를 제공하며 신뢰를 쌓아갔다. 회사 내 재무컨설팅 전문조직인 FA센터에 상주하고 있는 세무사와 부동산전문가를 통해 고객에 전문적 지식을 제공하기도 했다.

전문가로서 자기 관리도 열심이다. 이미 유씨는 실적을 인정받아 생명보험 판매 분야의 명예의 전당이라 불리는 MDRT(Million Dollar Round Table)에서 최고 자격(TOT)을 보유하고 있다.

최고의 자리에 올랐지만 자기계발 또한 쉴 틈이 없다. 월급날에는 바로 서점으로 달려간다. 경제 관련 서적과 베스트셀러 등 매달 10~20권을 구입하기 위해서다. 또 투자나 부동산 관련 세미나가 있으면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일주일에 두 번은 사내 후배들을 위한 강의도 열심이다.

그가 관리하는 고객만도 1200명.연령층도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하다. 그는 "고객의 일을 때로는 딸처럼,때로는 언니처럼 내 가족의 일처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